[이노머니]"DNA로 탈모·암 예측" 네이버가 점찍은 스타트업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과 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데이터 기반의 정밀 맞춤형 비대면 의료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아산나눔재단이 발간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케일업 추적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시장에서 헬스케어 기업들은 지난해 상반기 만에 2017년 총 투자금액에 맞먹는 54억달러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투자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아이크로진은 60만개 이상의 개인 유전자를 분석해 만성질환이나 탈모, 암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질병뿐만 아니라 내향성·외향성·중독 등의 개인적 성향, 술이나 커피가 체질에 맞는지 생활습관도 파악해 총 140개 이상의 분석결과를 제공한다.
검사키트에 동봉된 채취봉으로 입 안을 문지른 뒤 이를 밀봉해 연구소로 보내면 되는 간단한 방식으로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한 번의 유전자 채취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결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광주시에서 추진하는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AI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5억원 규모의 시민주도형 헬스케어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의 일환이다.
신영아 아이크로진 대표는 질병관리본부(질병관리청 전신) 유전체 구축사업 책임, 테라젠이텍스 책임연구원 등을 지낸 유전자 분석 전문가다. 신 대표를 비롯해 국가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전문가들이 모여 2017년 창업했다.
아이크로진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초 네이버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는 수면개선,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분석 등 라이프로그 분야에서 아이크로진과 협업하고 암 예측 서비스 등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IEP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탑다운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25개의 세부 분야로 구분하고 각 영역별 선도기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이크로진을 포함해 12개 분야에 투자가 이뤄졌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장강호 IEP 이사는 "아이크로진은 질병관리본부 출신의 핵심 멤버로 구성돼 뛰어난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고 있다.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는 선도기업이라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 이사는 "아이크로진은 한국인 특성에 맞춘 제2형당뇨 위험도 예측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알고리즘을 심혈관 질환이나 암 등 다양한 질병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크로진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이 타고난 유전자를 분석하고 올바른 식이요법과 운동방법 등을 안내함으로써 질병의 발병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며 "고혈압이나 제2형당뇨 등 만성질환은 완치가 어려워 사전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이사는 아이크로진의 성장성에 대해 "한국인 유전체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 대상 직접(DTC) 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인종의 유전체를 통해 고도화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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