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유인책 없이 외교 강조만..김정은 핵고도화 시간 벌기?

노민호 기자 2021. 5.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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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화 제의 거부 北..김정은은 '내치'에 일단 집중
"바이든, 北무응답 길어질 시 제2, 3의 조치 취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웨스트레이크의 낡은 칼카시유 강변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법안의 필요성과 관련해 연설을 하며 법인세율 '25~28%'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조정된 실용적인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의 큰 틀만을 공개한 가운데 북미간 '공' 넘기기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간 기싸움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북한의 '핵기술 고도화'에 대한 시간을 벌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30일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이 마무리 됐음을 발표했다. 취임 101일만에 바이든표 대북정책이 완성된 것.

현재까지 알려진 핵심 내용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단계적 접근'과 실용적인 접근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괄타결식' '전략적 인내'와는 다른 '제3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설명이다.

단 지난 2월 중순 '뉴욕채널' 등을 통한 북한과의 접촉 시도 무산, 최근에도 새로운 대북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북한에 손짓했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어 대화 시도가 '퇴짜'를 맞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겉으로는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북한이 외교적 기회를 잡길 바란다며 '수일 수개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일시적 '관망모드'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날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들에서 올라온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신문은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 위원들인 조용원·리병철·정상학·리일환·오일정 등 고위 간부들도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우려되는 것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 등과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내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5일 진행된 인민군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부인 리설주와 관람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대화 시도에 북한은 일찌감치 자신들의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3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했다.

일련의 상황은 북미 간 서로에게 공을 넘기는 형국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특히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유인책'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아울러 북한은 북미 간의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 기간 동안 지난 1월 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언급한 Δ핵기술 더욱 고도화 Δ핵무기 소형 경령화·전술무기화를 통한 전술핵무기 개발 등에 매진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버락 오바마 당시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전략적 인내는 대북제재를 필두로 북한을 옥죄며 북측이 두 손들고 나올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 기간 동안 핵·탄도미사일 능력을 더욱 고도화 했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인 지난 2009년 5월25일, 2013년 2월12일, 2016년 1월6일에 3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다.

지난 2017년 9월 3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제6차 핵실험 관련 북한 조선중앙TV의 중대보도 발표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중대보도를 통해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완전성공'했다고 밝혔다. 2017.9.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다만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101일 만에 새로운 대북정책을 발표한 것은 역대 정부와 달리 매우 빠르게 이뤄진 것임을 강조하며 조급해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시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대북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편이 아님을 강조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현재 협상력 제고를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라며 "(북미 대화 재개까지) 일정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의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계속 대화에 호응하지 않으면 바이든 행정부는 제2, 제3의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북한이 무력시위 수위를 높여 간다면 그에 따른 맞춤형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지금 당장은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준다는 측면에서 일부 문제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지 101일만에 새로운 대북정책을 발표한 건 매우 빨리 이뤄진 것이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유연한 접근'을 하면서 대북제재 이행이 제대로 되고 북한한테 영향이 있는지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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