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싸다는건 옛말".. 법정서 잇따르는 신고가 낙찰

고성민 기자 2021. 5. 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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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 2017타경XXXXX, 응찰자는 14명입니다. 낙찰가는 21억6281만원."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포레아파트 전용면적 238㎡에 응찰한 총인원과 낙찰가격이 공개되자 법정이 잠시 술렁였다.

경매법정에서 서울 아파트의 인기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요즘은 경매 낙찰로 신고가가 형성될 정도다.

응찰자가 16명이나 몰리며 전고점(17억8000만원·2020년 12월)보다 5000만원가량 비싼 18억28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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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 2017타경XXXXX, 응찰자는 14명입니다. 낙찰가는 21억6281만원.”

지난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211호 경매법정.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포레아파트 전용면적 238㎡에 응찰한 총인원과 낙찰가격이 공개되자 법정이 잠시 술렁였다. 이날 경매에 참여한 부동산 투자자 중 절반가량이 이 물건에 응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낙찰가는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감정가(19억1000만원)보다 약 2억5000만원 비쌌고, 해당 면적 역대 최고가(20억8000만원·작년 4월)보다도 약 8000만원 비쌌다.

지난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211호 경매법정에 투자자들이 몰려 있다. /김효선 인턴기자

전북에서 상경했다는 한 투자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구매하고 중개 수수료를 아끼고자 서울까지 올라왔는데,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로 낙찰될 줄은 몰랐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A(47)씨·B(43)씨 부부는 “경매가 워낙 ‘핫’하다고 해서 지나가다 들렀는데, 차순위 응찰자마저 약 19억원을 써낸 걸 보고 놀랐다”면서 “경매로 아파트 사기도 어렵구나 싶다”고 했다.

이 물건은 유치권이 신고된 특수물건이었다. 한 중소 건설사가 입찰기일을 앞둔 지난 4일 공사미수금과 이자로 3억6000만원의 유치권행사 신고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사정은 법원 문건만으론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성립 여부는 불확실한데, 낙찰자는 최악의 경우 유치권을 포함해 약 25억원을 부담할 작정으로 이 아파트를 낙찰받은 것이다. 그는 “대리인으로 경매에 참여한 것”이라며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최근 부동산 경매 시장에선 이런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경매법정에서 서울 아파트의 인기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요즘은 경매 낙찰로 신고가가 형성될 정도다.

지난 3일 서울동부지법에선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131㎡가 26억11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24억7000만원)보다 1억4100만원 비싸고 전고점(26억원·2021년 2월)보다 1100만원 비싼 역대 최고가였다. 지난달 26일 서울북부지법에서도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가 역대 최고가 금액으로 낙찰됐다. 전용 99㎡가 11억2111만원에 낙찰돼 전고점(10억5000만원·2020년 7월)보다 약 7000만원 비쌌다.

지난달 19일에도 광진구 자양동 광진하우스토리한강 143㎡가 경매 낙찰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응찰자가 16명이나 몰리며 전고점(17억8000만원·2020년 12월)보다 5000만원가량 비싼 18억28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로 시세보다 싸게 산다’는 말이 옛말이 돼버린 것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평균 낙찰가율은 113.8%로, 지지옥션이 200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매매시장에 매물이 많지 않다 보니 경매 시장에서 신고가가 형성되는 것”이라면서 “경매로 주택을 매수하면 매매시장과 달리 자금조달계획서나 토지거래허가서나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면서 “경매시장이 일반 매매시장의 선행지수라는 점에서 서울 매매가격도 점차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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