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과 어떤 인연이길래.. 靑 인사참사에도, 인사수석은 건재
김외숙(54) 청와대 인사수석이 임명된 2019년 5월 이후 민정수석은 조국·김조원·김종호·신현수·김진국 수석까지 네 번 교체됐다.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은 청와대 인사 검증을 담당한다. 부실 검증과 검찰 문제 등으로 민정수석이 네 번 교체된 2년 동안 김 수석의 입지는 더 탄탄해졌다. 하지만 김 수석 재임 기간에 인사 문제는 더 악화했다. 조국·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은 자녀 관련 의혹이나 폭행·막말,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됐다. 2년간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만 14명이다. 최근 가족 동반 해외 출장과 아내의 도자기 밀수 의혹이 불거진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도 부실 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여권에서도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청와대 주변에선 “김 수석이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수석은 현재 청와대 실장·수석급 16명 가운데 이호승 정책실장 다음으로 청와대 근무 기간이 길다. 2017~2019년 문재인 정부 초대 법제처장(차관급)을 지낸 김 수석이 내년까지 유임될 경우, 정권 5년 내내 차관급으로 있는 셈이다. 지난달 청와대 인사에선 한때 김 수석 교체도 거론됐지만, 문 대통령의 신임으로 없던 일이 됐다. 여권 관계자는 “애초 인사 분야 경험도 없이 인사수석이 됐고, 각종 인사 검증 논란에도 이렇게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신뢰와 애정이 각별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을 롤 모델 삼아 자신과 함께 부산에서 인권변호사 활동을 했던 김 수석에게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김 수석은 문 대통령과 ’30년 인연’이다. 1992년 “노동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법무법인 부산(당시 노무현·문재인 합동법률사무소)’의 문재인 변호사를 직접 찾아갔다. 김 수석은 2012년 한 기고에서 “내가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에 와서 변호사를 시작하게 된 건 순전히 M 변호사(문 대통령)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피해 당시 포항여고를 찾아 “저와 오랫동안 변호사로 일한 김외숙 법제처장이 포항여고 출신이라 자랑을 많이 들었다”고도 했다.
김 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법제처장에 임명됐다. 그는 법제처장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 관련, “한마디로 한결같은 사람”이라며 “처음과 끝, 안과 밖이 같은 사람이다. 처음엔 근사해 보여도 속속들이 알게 되면 단점도, 눈에 거슬리는 점도 나타나게 마련인데 그런 게 전혀 없다”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을 가장 오랜 기간 알아온 참모인 만큼 누구보다 대통령 성향과 의중을 잘 파악한다는 평가가 있다”고 했다.
김 수석 재직 당시 법제처는 ‘한일 위안부 합의’ 사실상 파기, 강제 징용 배상 판결 문제 등에서 문 대통령 법률 자문 역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8년엔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경호 기간 만료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 경호처가 계속 경호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리고, 남북 간 ‘평양 공동 선언’이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해 ‘코드 유권해석’ 논란도 일었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석은 청와대 회의 시간은 물론 회의 전후로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조용한 스타일”이라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참모를 아끼는 문 대통령과 잘 맞는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입이 무거운 김 수석이 ‘인사 보안’은 잘 유지하는 편”이라며 “그러나 교류의 폭이 좁고, 대통령 의중을 고려해 제한된 범위에서 사람을 고르려다 보니 인사가 계속 꼬이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 수석은 작년 8월 ‘청와대 참모 다주택’ 논란 당시 노영민 비서실장 등 고위 참모 5명과 함께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노 전 실장과 김 수석은 유임시켰다. 김 수석은 이후 경기 오산시 아파트만 남기고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를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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