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모험 속 주인공을 꿈꾸는가, 파란 책을 펼쳐보자

이기문 기자 2021. 5.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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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책|류이스 프라츠 지음|조일아 옮김|문학동네|448쪽|1만5500원

해리포터가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9와 4분의 3 비밀 승강장에서 마법학교 호그와트행 특급 열차에 오른 것처럼,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공간은 평범한 주변 풍경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아주 고전적이고 진부한 방식이긴 하지만, 우리는 대신 책을 읽는다. 다른 삶을 상상하고 다른 세계를 모험한다.

난생처음 도서관에 방문한 스페인 소년 레오는 카탈루냐 도서관에서 먼지에 쌓인 파란 책을 집어든다. 장서 목록에도 없는 책. 책을 펴자 고고학 박물관 학예사 폴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폴츠는 옛 수도원 터에서 알렉산더 대왕이 남긴 엄청난 보물의 존재를 알게 되지만, 보물을 갖기 위해 서슴없이 악행을 벌이는 세력과 맞닥뜨린다. 그는 이들에게 맞서 숨겨진 보물 지도 조각들을 직접 찾아나선다. 이게 웬일?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레오는 글로 적힌 소리가 귓가에 실제로 들려오고, 상상한 대로 책 내용이 뒤바뀌는 기묘한 경험을 한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면?” ”주인공을 최선을 다해 돕겠지!” 폴츠는 레오에게 말을 걸어오고, 레오와 친구들은 파란 책으로 들어가 등장인물이 되어 페르시아, 그리스, 터키 카파도키아 등 고대와 중세, 현대를 넘나들며 보물찾기를 한다.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이 등장하는 액자식 구성이 헷갈리지 않게끔 레오의 세계는 검은색 글자로, 폴츠의 세계는 파란색 글자로 인쇄돼 있다. 미술과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는 역사와 허구를 요리조리 반죽해 달콤하고 맛있게 구워냈다. 어떤 독자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 쥬만지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뻔한 형식을 탓하기에는 이야기의 흡인력이 크다. 가정의 달, 청소년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을 만한 소설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멋진 모험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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