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혹독한 타국생활.. 詩는 구원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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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여름, 공군 군의관이었던 저자는 제대를 앞두고 재경문인 한일회담 반대서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공군본부 광장에서 체포돼 '다시는 고국 땅을 밟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도장을 찍고 미국으로 가야 했다.
미국에서의 삶은 출구 없는 감옥이었다.
연세대 의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 주립대학병원에서 수련의를 거치며 겪은 감정의 격랑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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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저자 마종기가 삶을 회고한 산문집을 펴냈다. 시적 감성을 자극한 수많은 작품과 인생에 대한 성찰, 고국을 향한 그리움, 사랑하는 이들과의 작별도 다뤘다. 연세대 의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 주립대학병원에서 수련의를 거치며 겪은 감정의 격랑도 느껴진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 제1실에 전시된 같은 크기의 25개 자화상,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본 로댕의 조각품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의 요염한 여인들까지. 자신을 압도한 예술가는 누구였고, 그들의 작품은 무엇이었는지 소상하게 이야기를 펼친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젊은 나이에 고국을 떠나 어쩔 수 없이 느껴야 했던 진한 외로움을 달래주고 힘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준 그 모든 예술이나 독서나 여행을 친한 이에게 말하듯 순서도 곡절도 이유도 없이 줄줄이 벌여 놓은 게 이 책”이라고 적었다.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생소한 오페라 문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의 인연을 비롯해 예술적으로 교감을 나눈 이들과의 대화, 문학작품과 의학상식, 미국 현대시의 비밀, 그리고 세계 곳곳을 돌아보며 느낀 감동을 정리한 대목도 흥미롭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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