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이 곧 인생.. 길의 역사가 우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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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걷기 위해 태어났다.
다만 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우리의 두 발은 길의 냄새를 거의 잊었다.
길 위의 여정을 반복하며 그는 길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시에 과거로 돌아가게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단순히 길이 있는 공간을 걷는 것이 아니라, 그 길과 연결된 시간을 생각하며 걷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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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걷기 위해 태어났다. 우리는 직립보행을 터득하면서 다른 동물보다 오래 더 멀리 걸을 수 있는 기능을 획득했다. 고대인은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 순간적인 가속, 적을 제압할 힘 등은 없지만 대신 서서 걸을 수 있었기에 사냥감을 지칠 때까지 추적할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걷는 것은 생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동하지 못하면 우리는 생활할 수 없다. 다만 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우리의 두 발은 길의 냄새를 거의 잊었다. 이제 움직일 때 지형을 살피는 대신 스마트폰 지도 앱을 본다.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아는 길도 초행길이 된다. 500만년 동안 기록된 방랑의 유전자가 무색한 순간이다.
책 ‘두 발의 고독’은 어느 날 뇌전증 진단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게 된 저자가 모든 길을 두 발로 걸어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담았다.
길 위의 여정을 반복하며 그는 길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시에 과거로 돌아가게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단순히 길이 있는 공간을 걷는 것이 아니라, 그 길과 연결된 시간을 생각하며 걷는 것이다. 길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다. 하루에 몇 시간씩 걷고 또 걸으면서 저자는 매일 명상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걷는 것이 곧 인생임을 깨닫는다.
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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