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공에 더 빛난 류현진의 '노련미'
구속·제구 흔들리며 4실점 했지만
경기 진행할수록 안정감 되찾아
마지막 위기에서도 1점 리드 지켜
타선 지원 힘입어 시즌 2승 수확
[경향신문]
류현진(34·토론토)이 복귀전에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전의 류현진답지 않은 평범한 투구로 출발했지만 회복한 몸 상태를 확인하며 승리까지 수확했다.
류현진은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1홈런) 1볼넷 6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16안타를 몰아친 타선 지원에 힘입어 팀이 10-4로 이겼고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달 26일 탬파베이전에서 투구 중 오른쪽 엉덩이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이날 복귀했다. 11일 만의 등판으로 공백이 아주 길지는 않았지만 몸 상태와 감각을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5회까지 91개를 무난하게 던져 부상 회복을 확인했지만 구속과 제구는 평소답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에 머물렀다. 평균구속도 142.4㎞로 올 시즌 평균치에 비해 2㎞ 느렸다. 직구,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모두 제구가 좋지 않아 초반 고전했다.
1회말 시작하자마자 톱타자 마크 카나에게 홈런을 맞았다. 2구째 시속 142㎞ 직구가 밋밋하게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맷 채프먼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외야플라이와 병살타로 정리한 류현진은 3회 다시 고전했다.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직구, 커터, 체인지업이 모두 가운데로 몰렸다. 결국 맷 올슨에게 던진 초구 커터가 한가운데 높게 들어가 우월 2루타를 내주고 실점한 류현진은 계속된 2사 2·3루에서도 숀 머피에게 5구째 체인지업에 좌전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4회부터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첫 타자 제드 로우리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철저히 바깥쪽을 공략한 끝에 6구째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두 타자를 각각 2구 만에 범타 처리했다.
5회에도 2사후 위기를 맞았다. 안타 뒤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포구 실책이 겹쳐 2사 3루로 몰렸다. 4회초 토론토 타선이 다시 2점을 보태 5-4로 재역전한 상황이었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한 점을 지켜냈다. 3회 2루타를 내줬던 좌타자 올슨을 상대로 초구를 몸쪽에 붙인 뒤 커터, 직구, 체인지업을 차례로 바깥쪽에 찔렀다. 존을 벗어난 공에도 올슨은 스윙했고 결국 4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5이닝 4실점은 에이스인 류현진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매번 류현진이 등판하면 찬사를 쏟아내던 미국 현지 언론도 이날 잠잠했다. 부상으로 훈련을 중단했다가 11일 만에 던진 류현진의 투구 밸런스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던지면서 감을 찾아갔고 1점 차 리드를 마지막 위기에서도 노련하게 지켜냈다.
가벼운 부상이었지만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개막 5경기 만에 다쳤다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등판 전 불펜피칭을 한번 했는데 아프지 않았다. 오늘도 통증은 없었다”고 완벽히 회복했음을 확인했다.
제구 불안을 숙제로 다음 등판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제구에 문제가 있었다. 1회 홈런 맞은 공과 3회 2루타를 내준 공이 특히 제구가 안 됐다”며 “전체적으로 경기 후반에 던진 공이 초반보다 좋았다. 내일부터 그 원인을 찾겠다”고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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