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주민 아침마다 '출근 전쟁'.."교통 대책 언제나?"
[앵커]
분당, 일산, 평촌에 1기 신도시가 조성된 이후, 2000년대 수도권 2기 신도시가 건설됩니다.
판교와 김포, 운정, 검단 등이 대표적인데요,
서울 집값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중산층을 위한 안정적 주거 단지를 만들자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들어 아파트값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3년 전 3기 신도시가 발표됩니다.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등이 포함됐고, 이제 7월부턴 사전청약도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서울과 주변 도시를 잇는 교통망을 갖추는 게 필수일 텐데, 현실은 어떨까요?
먼저 김민혁 기자가 신도시 주민들의 출근 모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 첫 입주를 앞둔 인천 검단 신도시.
박 모 씨가 버스에 오릅니다.
출근에 걸리는 시간을 가늠해보려고 오늘은 일부러 입주 예정지 근처를 찾았습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아홉 정류장을 가야, 전철역이 나옵니다.
[“장난 아니다.이거.”]
[박○○/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 : “검단신도시 들어오고 나면 10만 명이 그냥 넘게 이걸 탈 거거든요. 그럼 못 타요. (김포) 골드라인에서도 봤지만, 중간중간 타셔야 하는 분들은 아예 못 타시잖아요.”]
갑자기 뛰기 시작합니다.
9호선 급행을 타기 위해서입니다.
8시 15분, 염창역.
[“어이구 어이구….”]
혼잡도가 극에 달하고, 가만히 서 있기도 힘이 듭니다.
당산역, 여의도역….
[“어휴….”]
고속터미널역에 와서야 겨우 탈출합니다.
[박○○/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 : “(지금도 검단 근처에 사는데) 계속 이렇게 365일, 쳇바퀴 돌아가듯이 이렇게 살고 있는 거예요. 그냥 가족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사는 거죠.”]
갑자기 노트북을 꺼내는 박 씨.
9시가 넘자 길거리에서 회사 온라인 회의에 참가합니다.
여기서 또 버스를 타야 회사로 갈 수 있습니다.
박 씨는 서울 강남권에 발을 내리는 데 버스를 1번, 지하철을 2번 탔고, 1시간 반이 훌쩍 지났습니다.
[박○○/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 : “정말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서울까지 진입은 최대한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는가….”]
비슷한 시각, 구재웅 씨는 남양주 다산지구에서 출발합니다.
서울로 들어가는 도로는 이미 온통 붉은색(정체).
[구재웅/다산신도시 입주민 : “지금 버스를 타게 되면 9시까지 출근하려면 많이 늦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 지하철 이용을….”]
그래선 탄 경의 중앙선 급행열차.
4개 노선이 교차하는 왕십리역에 도착하자 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분당선 환승,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구재웅/다산신도시 입주민 : “(이런 일이) 흔히 있어요. 계속 기다려야죠.”]
9호선으로 한 번 더 갈아타고 나면 드디어 회사 근처 신논현역입니다.
구 씨는 한 개의 버스, 3개의 지하철 노선을 이용했고, 역시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8호선 연장을 기대하는데, 그것도 언제 완공될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구재웅/다산신도시 입주민 : “최소한 도시를 개발하기 전에 지하철 먼저 구축을 해놓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신도시 주민들이 매일 아침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이렇게 만만치 않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 송상엽, 조승연 영상편집: 서정혁/그래픽:김지훈
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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