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건 "쿼드, 안보동맹·아시아판 나토 아닌 개방적 조직"
사안별 대응 '비공식 구조' 강조
한국 공식 참여 압박 않겠단 의미
[경향신문]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국장(사진)은 7일 중국 견제용으로 평가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에 대해 “안보동맹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케이건 선임국장은 이날 최종현학술원이 ‘쿼드와 한국’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 토론 기조연설에서 “쿼드는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니며 매우 유연한 체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쿼드의 현안으로 백신, 기후변화, 기술을 꼽으면서 “우리의 비전은 4개 국가만 참여하는 폐쇄적인 구조가 아니다”라며 “역내 실질적 위협과 도전이 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현안에 관심이 있는 다른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개방형 구조”라고 말했다. 사안별로 대응하는 비공식적 구조라는 점을 강조하고,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한국에 쿼드 공식 참여를 압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쿼드에 대해서는 공식 참여 요청을 받은 적은 없지만, 기후변화와 백신 등 사안별 협력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케이건 선임국장은 ‘쿼드가 개방적인 조직이라면 중국과도 협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강압, 협박, 경제적 보복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을 추구하지 않는 국가가 쿼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사실상 협력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참석차 방한 당시 외교부 밖에서 진행되는 쿼드 참여 반대 시위를 봤다면서 “쿼드 확장이나 회원국을 추가로 공식화하는 문제는 4개국 간에 먼저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조지프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토론에서 “한국은 어려운 위치에 있다”며 “쿼드가 공공재 영역에 남아 있으면 한국도 백신, 기후변화나 기술 관련 쿼드 워킹그룹에 참여할 것으로 믿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그 어떤 공식구조와 유사한 것에는 한국이 저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도 “쿼드가 (현재 4개국에서) 5개국 등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한국은 쿼드의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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