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자산시장 가격 급락할 수도" 경고

자산시장 과열국면, 금융체계 위협
미국 금리 인상·자산매입 축소 주목

[경향신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 “위험 선호가 약화될 경우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우려된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자산시장이 과열국면에 있어 금융체계에 점점 더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6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공개한 금융안정 반기 보고서에서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미래 위험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높은 자산가격은 지속적으로 낮은 국채 금리를 일정 부분 반영한다”면서도 “국채 금리를 고려하더라도 일부 자산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역사적 기준과 비교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 위험을 감수하려는 성향이 약해지면 큰 폭의 자산가격 하락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자산 밸류에이션이 지난해 말부터 이미 높았고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면서 “이처럼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기업들의 높은 채무 수준은 가격 재산정 효과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해 미 경제회복에 차질이 생길 경우 차입 비중이 높은 보험회사와 헤지펀드가 더욱 위태로워지고 머니마켓펀드(MMF) 인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연준은 예상했다. 연준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협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글로벌 금융회사들에 큰 손실을 입힌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 사태를 꼽았다. 연준은 또 게임스톱과 같은 ‘밈 주식’(온라인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주식)이 주식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이외에 코로나19로 수요가 감소한 상업용 부동산과 에너지, 여행, 관광 분야가 잠재적으로 취약한 분야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자산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이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을 앞당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당장 긴축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는 의견이 연준 내에서도 우세하다. 하지만 연준 내 일부에서는 긴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자산매입이 만들어 낸 과도함과 불균형을 볼 때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를 축소하는 것에 대해 빨리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