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다자주의 이름 빌려 소집단 규합해선 안 돼"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5. 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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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다자주의라는 이름을 빌려 소집단을 규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이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을 정면 비판하는 등 미국과 동맹국의 ‘대중국 전선’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지난 6일 저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최근 몇 년간 유엔이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지만 다자주의도 갈수록 지지를 받고 있다”며 “다자주의는 유엔에서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진정한 다자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중국은 유엔과 쿠테흐스 사무총장의 업무를 계속 지지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각국이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따라야지 일방주의나 패권주의를 가져선 안되고, 다자주의라는 이름으로 소집단을 규합해 이념 대결을 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중국은 국제 다자 체제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유엔에 기초해 다자주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4∼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서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지지하고 신장·홍콩 문제를 비판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 나온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을 규합하고 있는 미국을 향한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도 G7 공동성명을 놓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은 다자주의 대신 동맹국을 괴롭혀 규칙을 만들고 반대편을 배제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환구시보는 7일 사설에서 “동맹국을 규합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서방의 공동이익’을 위해 자기 희생을 하도록 동맹국을 동원하는 것이 갈수록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라며 “냉전의 승리를 복제하려는 생각을 버리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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