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라임특혜, 조국사태 유사" 공세..김부겸 "편법 안부렸다"

김미나 2021. 5. 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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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청문회 이틀째
조국흑서' 김경률 야당 참고인 출석
"특혜펀드 자금 흐름 밝혀야"
증인 나선 라임 피해자 대표 울먹
"사기 치고도 이런 펀드를 파냐"
민주 "딸 부부도 환매중단 손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7일에도 야당은 김 후보자 둘째 딸 부부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특혜 의혹을 정조준했다. 국민의힘은 “계약 때부터 다른 펀드에 비해 특혜가 있었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인 정경심씨의 펀드 투자 사례와 연결지으려 애썼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 자녀도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펀드 투자 등) 경제 활동의 주체가 제 사위인 셈인데 ‘김 후보자 딸의 가족’ 이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프레임”이라며 “편법을 부리거나 권력을 행사했다면 제가 여기까지 어떻게 버텼겠나”고 맞받았다. 공방은 치열했지만 김 후보자 본인을 직격하는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야당 “조국 펀드와 유사” 맹공…김경율 “특혜성 부인할 사람 없을 것”

국민의힘은 이날 김 후보자 딸 부부가 가입한 라임자산운용 ‘테티스 11호’ 펀드가 다른 피해자들에게 1조6000억 원대 피해를 안겼던 다른 라임 펀드 상품들과 달리, 매일 환매가 가능하고 환매 수수료와 성과보수도 모두 0%로 설정돼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야당 쪽 참고인으로 나온 <조국 흑서> 저자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는 “펀드의 구성, 환매 수수료, 판매보수, 성과보수, 환매 가능일 등에 비춰 특혜성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김 후보자는 물론 김영춘 전 의원과 기동민 의원 등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명백히 밝히려면 자금 흐름을 파악해 어디에 최종적으로 흘러갔는지를 파악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구집 라임 자산 피해대책위원회 공동대표도 “테티스 11호는 상상을 할 수 없는 펀드”라며 “피해자들은 테티스 11호를 알게 됐을 때 경악했다. 피해자들한테는 2000억원의 피해를 입히고 대담한 사기행각을 벌이면서 그 뒤로는 이런 펀드를 만들어서 팔 수가 있느냐”고 울부짖었다.

국민의힘은 라임 펀드 특혜 의혹이 조국 전 장관 아내인 정경심씨의 펀드 투자 사례와 유사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조국 펀드’와 너무 닮은꼴이다. 수사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고, 김 공동대표도 “조 전 장관도 어디에 투자했는지 몰랐다. 이른바 블라인드 펀드”라며 “김 후보자도 테티스 11호를 전혀 모르고 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과연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거들었다. 김 공동대표는 또 “문재인 정부의 출범 모토라고 할 수 있는 정의·평등·공정이 집권 4년 동안 많이 희화화돼 버렸다”면서 “탁현민 비서관의 소품 정도로 전락해버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 딸도 피해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참고인으로 출석한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장에게 “김 후보자 차녀 가족이 환매로 이득을 봤느냐”고 묻자, 장 전 센터장은 “손실 중인 피해자”라며 “김 후보자 가족도 환매 신청을 했는데 라임에서 유동성 문제 부족이 생겨 환매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김부겸 “총리직이 마지막 공직”…“박근혜 마케팅? 출마해보셨지 않나” 응수

김 후보자는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예의를 갖추면서도 특유의 배짱 두둑한 모습으로 쟁점을 회피하지 않았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2011∼2012년에는 박 전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 ‘국가의 불행’이라고 표현하더니 2014년 대구시장 출마 때는 박근혜 마케팅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대구시장에 도전장을 냈을 때, 박 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웃는 사진을 펼침막으로 걸었던 점을 비꼰 것이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선거에) 출마해보셨지 않느냐. 야당 시장이 당선되면 대통령하고 척을 져서 대구 지역이 망한다는데 그럼 어떡하느냐”고 돌직구를 던졌다. 김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사면은 헌법이 예외적으로 인정한 대통령께 주어진 유일한 권한”이라며 “전직 두 대통령께서 두 분 다 영어의 몸에 계신 것 자체는 모두 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대선 출마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국무총리직이) 마지막 공직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기에 총리 후보자로서 청문회를 치르고 있는데, 대선 출마는 염두에 두지 않는 건가’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사실상 저도 물리적 나이가 있다. 정치권에 들어온 지가 30년이 조금 넘었다. 마지막 저에게 주어진 공직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일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또 지난달 25∼29일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힌 탈북민 단체에 관한 질문을 받고서는 “우리 국민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이라며 “그동안 어렵사리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 판문점 선언에 분명히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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