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쪽 보고서에 거품붕괴 경고한 연준.."금리인상 충격 대비를"
아케고스사태 비중있게 다뤄
헤지펀드 차입거래 위험수위
"적절한 안정장치 필요" 강조
신흥국발 코로나 위험 악화땐
회복중인 美경제에 부메랑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은행, 경기하강 대비해
자본확충 서둘러야" 권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레이얼 브레이너드의 진단이다. 연준 금융안정위원장인 브레이너드 이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여성 실세다.
이런 브레이너드 이사가 주도해 6일(현지시간) 펴낸 연준의 금융안정보고서는 80페이지 분량인데, 곳곳에 경고 사인을 붙여놨다.
연간 2회 발간되는 이 보고서는 최근 6개월을 중심으로 경제 상황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위험 감수 성향이 낮아지면 일련의 자산 가격은 대규모의 급작스러운 하락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며 "이는 금융 시스템의 광범위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연준은 특히 코로나19 억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회복이 정체되면서 가계와 기업을 제약해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높은 차입거래와 이에 따른 불투명한 위험 지역이 헤지펀드와 관련한 거래자들 사이에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위기는 이외에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유행처럼 흔해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이용한 기업 상장 열기는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 성향이 "역사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특히 최근 들어 거래액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이런 위험 감수 성향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봤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 5일 로빈후드와 같은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이 거래를 게임화한다고 우려를 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보고서는 최근 6개월 동안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저등급 회사채 금리가 '심각하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에 나선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 3월 말 주요 대형 투자은행에 1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초래한 이른바 '아케고스 사태'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뤘다. 이런 사고의 재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전이시킬 수 있는 헤지펀드와 다른 차입거래 주체들에 대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아케고스 사태는 헤지펀드가 노출된 위험을 간과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헤지펀드들의 차입거래 관련 규정들이 중요한 위험을 놓칠 수 있음을 상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헤지펀드들의 차입 규모가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를 토대로 이런 헤지펀드 등의 활동에 대한 세분화된 거래 공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EC도 이러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규모 차입거래 투자자들의 거래 내역이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요가 약해진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잠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보험회사를 비롯해 각종 금융권이 위기 전 이런 부동산 투자를 늘렸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미국의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은행들은 경기 하강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신흥국발 위험이 미국에 전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악화되면 신흥국과 유럽 금융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금리 인상 시 일부 개도국은 재정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금융 시스템에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시스템이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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