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 문턱까지 올라온 코스피.."다음주 소비자물가 발표 주목해야"
국내 증시가 경제 정상화 기대감과 기업 실적 등이 반영되면서 3200선 문턱까지 올랐다. 기관이 사흘째 순매수하며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다음주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있다. 이번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불 붙인 금리 인상 이슈가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더 타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8.46p(0.58%) 오른 3197.20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0.83% 오른 3205.11까지 찍었지만 막판에 3200 아래에서 그쳤다.
기관이 3477억원 순매수하며 3거래일째 코스피 지수를 받쳐줬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901억원, 1419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8.31p(0.86%) 오른 978.30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장중 한때 1.14% 오른 981.04까지 올랐다 970선에서 마감했다.
코스닥은 개인이 2거래일 연속 지수를 이끌었다. 개인이 880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48억원, 144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국내 지수가 상승한 데에는 이날 밤 예정돼 있는 4월 미국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기준 미국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는 49만8000건으로 4주 연속 하락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 미국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3월 91만6000명에서 1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실업률은 3월 6%에서 5.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셀트리온(5.54%), 삼성바이오로직스(2.68%) 등 바이오주가 강세였다.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한 가운데 우리 정부도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란 소식이 나오면서다. 반면 LG화학은 2.03% 빠졌다.
전날 11% 오른 HMM은 이날도 6%대 상승세를 유지했다. HMM 전체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1년만에 70%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4.44%, 셀트리온제약이 3.45% 강세였다. 반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3%대 약세였다.
이번주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불 붙인 금리 인상 이슈는 다음주에도 영향을 미칠까.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을 연방준비위원회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부정하면서 파장은 제한됐지만 앞으로 이런 상황은 반복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자본소득세 이슈도 불확실하게 남아 있어 기술성장주에 대한 차익실현, 경제성장화와 금리 상성 콘셉트로의 로테이션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음주 발표될 경제지표 중 미국 4월 소비자물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전년대비 상승률은 기저효과상 크게 오르는 게 기정사실인만큼 전월비 상승률에 더 주목해야 한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와 근원 소비자물가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3.6%,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최근 수에즈 운하 사태와 반도체 부족 등 각종 공급망 이슈로 비용이 높아진 점도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이 진행될수록 기대물가 안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도 늘어날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민감 업종의 상대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재(기계, 조선, 운송)와 소재(철강), 금융(은행) 등으로 추려진다. 기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의 수혜를 받는 업종들이다.
안 연구원은 "대내외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과 아직 남아있는 공급망 차질 기저효과에 따른 본격적인 물가 상승을 바탕으로 이들 업종의 상대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시에 아직 물가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금리 불안이 가져온 증시 변동성 확대는 재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옐런의 발언은 상반기 미국 경제 회복세가 빠른 만큼 중장기적으로 정부부채 비율의 점진적인 축소를 도모해야 하는 재무부 입장에서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수준이란 설명이다.
그는 "2분기 증시는 물가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상승을 염두에 둔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고 금리 우려에 변동성이 커졌던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매도 공포는 점차 옅어지고 있다. 이날도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은 0.45% 증가했고, 코스닥150은 1.34% 올랐다.
공매도 재개 첫 날 이후 시가총액대비 공매도 비중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지난해 공매도 금지 직전까지 코스피200 일별 공매도 금액의 시가총액비중은 평균 0.025%였다. 공매도 재개 첫날인 지난 3일 0.044%였고, 지난 6일엔 0.034로 하락했다.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추가적으로 늘어나기보다 낮아지는 양상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공세가 억제되고 있는 건 경제와 기업이익 전망을 중심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 환경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단 상대적으로 조선, 호텔 레저, 소매유통, 건강관리 업종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이들 업종의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공매도 비중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더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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