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핫라인] 북한에도 명품브랜드가 있다?

통일방송연구소 2021. 5. 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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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화장품 사진]

최근 북한 조선중앙TV에는 3대 째 평양 화장품 공장에서 조향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람들을 다룬 프로그램이 방영됐습니다.

3살 때 들판에 나가 놀면서 여러 식물의 냄새를 식별했고, 눈을 감고도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냄새로 식별했다는 일화도 소개하면서 냄새와 관련해서는 강아지 부럽지 않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들이 일한다는 공장, 평양 화장품공장은 바로 '은하수'라는 브랜드의 화장품을 만드는 곳입니다.

[봄향기 화장품 사진]

북한에는 '은하수'와 함께 신의주 화장품 공장에서 만드는 '봄향기'라는 브랜드도 유명하다는데요.

두 브랜드가 북한 화장품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 방송에서는 이곳에서 만드는 노화방지 화장품의 성능이 뛰어나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요, 국제화장품 분석소에서 연구한 결과라면서, 랑콤 화장품과 비교 분석한 결과 봄향기 화장품의 성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비교분석 화면 사진]

[조선중앙TV] "50대 백인 여성의 피부를 떼어 2개의 화장품을 바르고 조직배양 상태에서 피부 상태를 관찰했는데, 10일 간에 걸친 대비분석 결과 봄향기 화장품이 노화방지 효과가 더 우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설마, 북한 화장품이 정말 랑콤보다 더 좋을까' 하는 의심도 하게 되고, 객관적으로 입증되려면 필요한 절차가 더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일단 북한 보도는 그렇습니다.

방송은 이어 봄향기 화장품의 기능에 전 세계 화장품 전문가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전하면서, 북한의 기술로 세계적인 화장품을 압도하려는 도전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소나무 가방과 민들레 학습장

대동강 맥주, 원산구두공장에서 만드는 매봉산 구두도 북한이 자랑하는 브랜드입니다.

예전에는 수입산 신발을 즐겨 신었는데, 매봉산 구두를 신어보니 다른 신발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는 한 소비자의 인터뷰도 방송에 소개되기도 합니다.

[매봉산 구두매점 사진]

[조선중앙TV] "처음에는 수입산 신발을 신었댔는데 여기 백화점 신발을 신은 다음부터는 다른 신발을 신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소나무 책가방 사진]

아이들 가방은 소나무라는 브랜드가 유명하고, 학습장 같은 학용품은 민들레라는 브랜드가 대표적인데, 모두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 등록한 상표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에는 김치 브랜드로 '류경'이라는 상표도 세계지식재산기구에 등록했습니다.

"지적소유권 보호 강화"…과학적 자력갱생

북한은 그들만의 세상에 동떨어져서 살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사실 북한은 지식재산권, 특허 등과 관련해 생각보다 훨씬 일찍부터 국제적인 교류를 이어왔고, 표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1974년, 일찌감치 세계지식재산권기구 WIPO에 가입했고 국제 특허나 상표를 출원하면서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은하수, 봄향기 같은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해 앞에 언급한 브랜드는 모두 북한이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 등록한 상표입니다.

코로나 19로 꽉 막혔던 지난해 2020년에도 스포츠용품 '대성산', 평양 만경대 구역 식료공장에서 만드는 과자 '선흥', '마식령 호텔' 등을 새로 등록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도입하면서 어느 정도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하기 시작했는데, 이같은 변화가 자연스럽게 경쟁으로 이어지고 상표도 활발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종합적인 경제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생산활성화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중요 과제로 '지적소유권 보호제도 강화'를 내걸고 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김영철 국장은 지난 2일, 기관지인 민주조선 기고를 통해 "일꾼들은 지적 재산의 유통과 이용과정에 조성되는 이득금 가운데 국가 수입금, 과학기술발전기금, 지적 소유권자들에 대한 보상금 등을 따로 적립하고 철저히 규정대로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적 소유권 보호제도 강화에 실질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의 이익, 저작물 창조자의 이익을 함께 보장하면서 가치있는 지적 재산을 더 많이 창조하고, 경제발전을 이뤄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제품을 두고 상표간, 또는 기업간 서로 경쟁하는 자본주의적 색채가 이제 북한에도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이런 흐름이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통일방송연구소)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171324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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