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웃지 못하는 백화점..왜?

신지훈 2021. 5. 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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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보복소비 등으로 호실적..반면 코로나 리스크 여전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백화점들이 1년 만에 반전을 이뤘다. 기저효과와 더불어 보복소비가 폭발하며 올 1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 명품 매출이 급증하고 마진이 높은 패션 매출이 살아나며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백화점 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것이 아닌 상황에서 언제 또 다시 소비심리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1분기 호실적이 기저효과와 보복소비 등이 크게 반영됐다는 것도 향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최근 백화점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현대서울 외관.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1년만 대반전…'어닝 쇼크'→'어닝 서프라이즈'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지난 6일 가장 먼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6.3% 증가한 호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천832억원으로 52% 늘었다.

특히 면세점 부문을 제외한 백화점 부문 별도 순매출은 4천974억원으로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발하며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보다 26.7% 증가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4천771억원)와 비교해도 4%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 2월 문을 연 '더현대서울'를 비롯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등 3개의 신규점을 오픈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더현대서울은 연일 수 만 명이 방문해 첫 한 달 매출만 1천억원 이상을 거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규점 오픈과 패션 상품군의 소비 회복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롯데백화점도 올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엔가이드는 롯데쇼핑이 1분기 영업이익 1천323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521억원)보다 153.9% 증가한 수준이다. 12일 실적 발표를 앞둔 신세계백화점도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역대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업계의 호실적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과 맞물려 억눌려왔던 소비 심리가 풀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당장 백화점 3사의 올해 봄 정기세일만 하더라도 매출이 19~34%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사 평균 35% 이상 뛰었다.

특히 명품 호황과 함께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패션 소비도 본격적으로 살아나며 수익성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봄 정기세일에서 여성 패션 매출은 롯데, 신세계, 현대가 각각 38%, 45%, 48% 늘었다. 업계는 현재의 추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개선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지만 백화점 업황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는 현상으로 당분간 지속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 "웃을 수 만은 없다"…코로나 우려 여전

역대급 실적에도 백화점 업계는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1분기는 기저효과에 더해 코로나19 회복세 등으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워낙 컸던 탓에 기저효과가 실적에 크게 반영됐다"며 "하반기에는 이 같은 효과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실적이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1분기 백화점 실적을 견인했던 명품 소비도 해외여행이 회복될 경우 잦아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부문 외형은 해외여행 소비 내수 전환 효과가 약해지는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백화점에서 연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돌발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 이후 본점에서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난 3일 식품관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6일에는 본점 전체를 휴관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서도 직원 5명과 이용자 1명 등 총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백화점 업계는 철저한 방역 조치와 방역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오는 6월 오픈 예정이던 동탄점의 오픈 시점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긴장을 놓치지 않고 철저한 방역 대책으로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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