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시장이 쏘아 올린 '재건축'..서울집값 '브레이크' 풀렸나
"규제로 집값 낮춰 재건축 추진? 서울시가 상승신호 주는 셈"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재건축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12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여기에 수도권의 주택사업 경기전망지수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투기방지와 집값안정 조치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12주 만에 최대치…'재건축' 기대감 뚜렷
일각에선 집값 급등에 놀란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이어 재건축허가 보류 등의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한번 달아오른 민간 재건축 시장의 기대감을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상승해 2월 첫째주 0.09% 상승 이후 12주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0.23%)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의 재건축 완화가 뚜렷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강남지역이 0.1%로 강북(0.08%)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가운데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지역에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남구는 압구정동, 개포동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하며 0.14%의 오름폭을 보였다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제의 풍선효과로 반포동 구축단지의 가격이 뛰면서 0.15%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장 방문을 권유한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위치한 영등포구는 0.15% 올랐으며, 단지 전체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가 있는 양천구도 0.12%의 상승했다. 모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민간지표는 재건축 단지가 집중된 강남권의 아파트값 상승세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 한강이남 강남지역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24% 올라 같은 기간 0.21% 상승한 한강이북에 위치한 강북지역을 추월했다.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강북을 앞지른 것은 지난해 11월30일(강남 0.28%, 강북 0.26%) 이후 21주 만이다.
2월15일 기준 주간 가격 상승률이 0.38%까지 치솟았던 강남지역 아파트는 정부의 2·4 공급대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3월29일 0.19%까지 상승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4·7 재보선을 기점으로 상승폭이 커지더니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이 같은 서울의 상승폭 확대에 대해 "서울 아파트의 경우 세부담 강화 등으로 수급상황은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시장 선거 후)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이나 일부 중대형 위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주택사업 전망지수 2년8개월 만에 110선 넘어
향후 아파트값 상승을 내다볼 수 있는 주택사업 전망지수도 급등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5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101.2로 전월 대비 10.6포인트(p) 올랐다. HBSI는 주택 사업자가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사업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해당지표는 지난 4월 오세훈 시장의 재건축 공약이 주택사업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2017년 6월 121.8을 기록한 이후 47개월 만에 기준선(100.0)을 넘어섰다.
수도권의 5월 HBSI 전망치도 113.8로 서울(116.6)과 인천(112.5)의 기대감 상승에 힘입어 2년 8개월 만에 기준 110선을 기록했다. 이는 당분간 부동산시장에 유동적 투자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집값상승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지금처럼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같이 투기를 제한하면서도 재건축 규제완화에 기대를 하게 태도가 '규제' 지역을 투자지역으로 해석하게 만든다고 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단 가격이 뛴 것은 (오세훈 시장)본인의 임기 내 책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허가제로 묶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하지만 (서울시 입장을 보면)거래를 묶는 것이 오히려 가격을 안정시킨 뒤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해당지역의 아파트값은 더 선호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거래 시 허가 부담은 커졌으나 정비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사전 포석으로 읽히면서 당분간 낮은 거래량 속 가격 강보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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