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위원장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필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시장 규제 기관 사각지대
"의회에 규제할 수 있도록 법 개정해달라" 요청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사진= 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규제론자’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2조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시장이 투자자 보호를 통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의회가 SEC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에는 SEC 또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시행하는 규제 프레임 워크가 없다”며 “즉,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시장 규제 기관이 없어 사기나 조작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EC가 암호화폐 보관에 대한 지침을 작업하고 있다. 거래소에 더 직접적인 감독이 필요하다”며 “이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의회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SEC 위원장 취임 전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에서 기술금융와 암호화폐를 강의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SEC나 CFTC의 규제를 받으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져 거래소에 더 큰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겐슬러 위원장의 이런 발언들은 현재 규제 체제에 구멍이 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여러 규제 기관과 상호 작용을 하고 있지만 주 및 연방 정부 수준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규칙들을 적용한 것일 뿐, 시장 규제 기관의 감시망에선 비켜있다는 게 겐슬러의 설명이다. 예컨대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가 새로운 암호화폐를 상장시킬 때의 규정 등은 거래소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식이다.

겐슬러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코인베이스 주가는 약 6% 하락해 256.76달러에 마감했다. 상장 당시 준거 가격인 250달러에 가까워진 것이다.

다만 코인베이스측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코인베이스측은 트위터를 통해 “코인베이스에서의 경험을 소비자, 사용자 및 법 집행기관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바른 암호화 규제 방법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