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전세살이 부부 "우리는 국민도 아니냐".. 청약제도 개선 호소

전셋값 5% 이상 인상해 손해배상비용 내겠다는 집주인
무용지물 정책에 좌절감.. "자살할 수도 있겠다 생각도"

최근 정부가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을 대상으로 청약 특별공급을 확대하자 한 40대 무주택 부부가 “우리는 국민도 아니냐”며 정부의 역차별을 지적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0대 전세살이들은 이 나라의 국민도 아닌 애만 낳고 사교육비로 집 한 채 없이 쫓겨다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들은 자신들을 ’40대 중반 부부′라고 소개한 뒤 “문재인 정부를 좋아하고 김어준을 좋아하는 남편은 정권을 믿고 무주택으로 살면서 청약을 믿고 몇 년째 전세를 살고 있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들은 초등학교 자녀 두 명을 뒀는데, 최근 집주인에게 지난해 7월 시행된 임대차3법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 계약을 1회 연장할 수 있게 하되 보증금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하도록 했다.

그러나 부부는 집주인의 반응에 좌절했다. 부부는 “(집주인에게) 계약갱신 청구권을 쓴다고 하니 2억을 올려주거나 나가라고 했다”며 “아이들때문에 이곳에 한 번 더 살아야만 하기에 이곳에 사실거냐고(실거주 여부) 물어보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부부는 부동산을 찾았지만, 집주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의 손해배상 비용을 내는 게 되레 이익이라며 자신이 집에 들어가 살겠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동산에 물어보니 주인은 자신이 들어온다고 거짓말하고 세입자 들여도 전세를 1억 더 올려서 3억을 버는 게 이익이라고 했다”며 “손해배상비용 1500만원은 돈도 아니라서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는 게 이익이라고 했다”며 좌절했다.

부부는 그러면서 “제가 느끼는 좌절감은 정말 이러다가 자살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라며 “열심히 10년을 모아도 어제 대출받아서 집 산 사람은 1억씩 버는 이 서울 집값에 편승하지 못한 우리가 바보”라고 했다.

부부는 정부의 청약제도와 특별공급을 비판하기도 했다. 부부는 “둘이 맞벌이로 초중고 학생들을 키우면서 이세대를 받치고 세금을 내오는 맞벌이 무주택자들에게 정부는 신혼부부 집주인에게 전세살면서 점수를 쌓으라는 건가”라며 “아니면 경기도로 가서 서울로 1시간 반 거리를 출퇴근 하라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약제도를 신혼들에게 생애최초들에게 느끼는 좌절감과 사회로부터 배제된다는 마음을 들지 않게 개선해달라”며 “무주택이지만 집을 1채라도 사려고 지금까지 소외되어 온 40세대들을 생각하시고 정책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해당 청원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2499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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