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돌 하나 치웠는데.. 프랑스-벨기에 국경이 바뀌었다
벨기에의 한 농부가 무심코 트랙터의 진로를 방해하는 돌을 옮겼다가 프랑스와 벨기에 두 나라의 국경을 바꿔 버렸다.
5일(현지 시각) CNN·BBC 등에 따르면 벨기에 국경 지역 도시 에르클린에 사는 한 농부가 트랙터를 운전하는 데 방해가 된다며 330파운드(약 150kg)에 달하는 한 비석을 프랑스의 부지니 쉬르 록 쪽으로 2.29m 정도 옮겼다.
그런데 이 농부가 옮긴 돌은 다름 아닌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경을 표시하는 비석이었다. 이 비석은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패배한 후 1819년에 세워져 200년 동안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경을 표시하고 있었다. 농부의 무심한 행동 때문에 벨기에의 영토가 약 1000㎡ 넓어졌다고 한다.
이 비석이 옮겨졌다는 사실은 이 지역 아마추어 역사가가 숲속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해 세상에 알려졌다.
국경이 바뀌었지만 두 나라에선 심각한 외교 분쟁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두 도시의 시장은 오히려 재미있는 사건이라며 웃음으로 반응했다.
데이비드 라보 에르클린 시장은 프랑스 TV채널 TF1과 인터뷰에서 웃으며 “우리 영토가 넓어져 행복하지만 프랑스 시장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의도는 벨기에를 더 크게 만들고 프랑스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래 국경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했다.
Avec une équipe de tf1 à la frontière entre Bousignies et Montignies. On a bougé la borne de 1819, la Belgique et notre...Posted by David Lavaux on Monday, May 3, 2021
프랑스 부지니 쉬르 록 시장도 “우리는 새로운 국경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재치 있는 농담으로 받아넘겼다.
벨기에 당국은 국경의 원상회복을 위해 농부에게 원래 위치로 돌려놓으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농부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1930년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프랑코-벨기에 국경위원회가 열릴 수 있고, 농부는 형사 고발을 당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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