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의 위용' 미래에셋증권, 또 역대급 성적표

김기훈 2021. 5. 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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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2968억..영업익은 사상 최대
위탁매매 호조에 해외·기업금융 실적 개선

디펜딩 챔피언은 강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대우에서 간판을 바꿔달고 처음 내놓은 분기 성적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 1위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또 한 번 과시했다.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의 경우 2015년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새 역사를 썼다. 최근 실적 호조를 이끌고 있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증가세가 유지된데다 해외 법인과 기업 금융 실적 또한 개선되면서 챔피언 방어전의 순항을 예고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미래에셋증권은 7일 올 1분기 연결 순이익이 29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7.1%, 전분기보단 54.5% 늘어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 304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기도 하다.

지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0.1% 늘어난 2912억원으로 증권가 추정치인 2757억원을 웃돌았다. 사명 변경에 따른 영업외비용이 566억원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순익과 지배순익 모두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8183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합병 후 첫 순익 1위 타이틀을 차지한 것과 더불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세전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지난해의 영광을 올해도 이어가는 게 무리는 아닌 듯 보인다.

영업이익의 경우 4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2%, 전분기보다 41.0% 급증했다. 창사 이래 유례없는 이익 규모다. 세전순익 역시 39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2%, 전분기보다 49.1% 불어났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전분기 대비 3560억원 늘어난 9조6200억원으로 업계 최초 10조원 돌파에 한 걸음 다가섰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12.33%으로 전분기보다 3.39%포인트 높아졌다.

이 같은 호성적의 배경으로는 역시나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 증가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36.5% 늘어난 25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시장 거래대금이 3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9% 늘어난 게 주효했다. 

'서학개미'들의 대활약 속에 해외 주식을 포함한 해외물 수수료 수입이 55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7.2% 증가하면서 전체 위탁매매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5%까지 확대됐다.

해외 법인 실적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해외 법인의 세전순익은 69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7.2% 급증했다. 글로벌 신성장 산업 프리 IPO(Pre-IPO·기업공개 전 지분투자) 투자 확대와 디지털 플랫폼 구축, 지역별 특화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현지화됐다는 평가다.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공개(IPO)를 유치하는 등 발군의 성과를 거둔 기업금융 부문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41.5% 늘어난 77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이 1분기에 진행한 주요 기업금융과 투자 딜(Deal) 사례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주관을 비롯해 SK해운 인수금융과 대림 가산동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엔비티, 아이퀘스트, 엔시스, 네오이뮨텍 IPO 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우수한 해외 법인 실적과 위탁매매 수수료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 경신, 기업금융 부문의 실적 회복으로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코로나19 유행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차별화된 실적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금융위원회 최종 인가만을 남겨둔 발행어음 사업까지 개시할 경우 실적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증권선물위원회가 발행어음 사업 인가안을 의결하면서 금융위 최종 인가만 받으면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업계 4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다"며 "발행어음 사업자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한 만큼 올해부터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하면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훈 (core8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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