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밀레니얼 세대 헬스 열풍에.. 전세계 스판덱스 시장 요동
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운동 열풍이 이어지면서 운동복에 들어가는 스판덱스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으로 스판덱스 원재료 수급 불균형까지 지속되면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 세계 스판덱스 제조사들은 앞다퉈 생산 시설을 늘리며 급격히 늘어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 스판덱스 가격 3개월 새 68% 상승
7일 화학섬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스판덱스 가격은 40데니어(섬유 및 필라멘트사 굵기) 기준 kg당 10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말 대비 68%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 kg당 1달러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학섬유업계는 스판덱스 최대 수요국인 중국에서 가격 상승의 원인을 찾았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애슬레저(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운동복)’를 입은 연예인과 SNS 스타들이 등장하자, 트렌드에 민감한 중국의 바링허우(80년대생)와 지우링허우(90년대생)들이 앞다퉈 운동복 구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운동복에는 스판덱스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보복 소비’ 형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따쉐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운동복 시장 규모는 494억달러(55조원)에 달했다. 지난 5년간 95% 상승했다. 올해 역시 중국의 운동복 시장은 전년 대비 10.53% 성장한 54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003530) 애널리스트는 “(SNS 영향으로) 중국 밀레니얼 세대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마름’에서 ‘건강함’으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젊은 세대 사이에서 헬스장이 새로운 인맥을 만드는 곳이란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애슬레저 수요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 “24시간 공장 가동해도 수요 못 따라가”
운동복의 판매 증가는 스판덱스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덱스는 활동성을 위해 운동복에 10~35%가량 첨가된다. 일반 의류는 0~2% 수준이다. 문제는 스판덱스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화학섬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스판덱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가 24시간 생산에 나서고 있어도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스판덱스의 원재료인 부탄다이올(BDO)과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가격도 반년 사이 2~3배씩 올랐다. 스판덱스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배경도 있지만, 공급 자체가 원활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BDO를 생산하는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 공장이 지난 3월 폭발한데 이어 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으로 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스판덱스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판덱스 가격이 연말 대비 68%나 올랐지만,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스판덱스 시장점유율 1위인 효성티앤씨(298020)의 지난해 6월 재고 일수는 50일 안팎이었다. 지난 3월에는 10일 아래로 떨어졌다. 재고가 서서히 바닥나고 있다는 뜻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브라질과 터키에서 생산한 스판덱스 물량까지 중국이 모조리 흡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품귀 현상 장기화에 증설 나서는 韓·中 기업
화학섬유업계는 일련의 스판덱스 품귀 현상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에 이어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경제 회복기에 접어들면 스판덱스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 중국 후아펑, 루이그룹, 바이루 등 글로벌 스판덱스 제조사들이 앞다퉈 생산 시설을 늘리는 이유다.
효성티앤씨는 총 1000억원을 투자해 터키와 브라질에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연말 증설이 완료되면 터키와 브라질 공장은 생산 능력이 각각 기존의 2배가량인 2만2000톤(t), 4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2위인 후아펑도 충칭에 오는 2025년까지 총 19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루이그룹과 바이루도 각각 12만t, 10만t씩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증설분이 실질적인 생산으로 이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스판덱스 품귀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이 좋아진 지난해 4분기부터 기업들의 공장 증설이 시작됐으나 최근의 스판덱스 수요는 4분기보다 훨씬 높아진 만큼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최소 2022년 상반기까지 ‘스판덱스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대차가 공들이는 인도… 벤츠·BMW도 적극 공략
- [체험기] 애플 인텔리전스, AI가 영문 기사 요약·사진 편집… “늦게 나왔는데 특별한 건 없네”
- [인터뷰] AI로 심혈관 치료하는 의사 “환자 비용과 의료진 부담 동시 줄인다”
- 올해 개미 평균 31% 손실 … 남은 두 달, 반전 가능할까
- [실손 대백과] 치료·수술 사용 ‘치료재료대’ 보험금 받을 수 있다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② 의대 준비하러 대학 일찍 간 과학영재들, 조기진학제 손 본다
- [단독] 삼성전자, P2·P3 파운드리 라인 추가 ‘셧다운’ 추진… 적자 축소 총력
- [단독] 서정진 딸 관련 회사 과태료 미납, 벤츠 차량 공정위에 압류 당해
- [단독] ‘레깅스 탑2′ 젝시믹스·안다르, 나란히 M&A 매물로 나왔다
- “트럼프 수혜주”… 10월 韓증시서 4조원 던진 외국인, 방산·조선은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