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와 관련 있다' 루머에.. 주식 시장 경보 올해만 20건
지난달 20~21일 희림(건축사 사무소)은 이틀 연속 상한가(30% 상승)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의 후원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이 종목에 대해 ‘사이버얼럿(cyber alert)’을 발동했다. 이 회사와 윤석열 전 총장의 관계에 대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글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사이버얼럿 후속 조치로 조회공시(일종의 해명)를 요구하자 희림 측은 “코바나콘텐츠가 주최한 전시회를 후원한 적은 있으나 그 이상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해명했다.
6일 한국거래소가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에만 20건의 사이버얼럿이 발동됐다. 넉 달 만에 발동 건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2017년(39건)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4월 사이버 얼럿 발동 건수가 6건이었는데, 올해는 넉 달 동안 3배가 넘는 사이버 얼럿이 발동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면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이버얼럿을 발동한다. 우선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게시글의 수가 최근 5일 평균의 3배 이상 증가(혹은 해당 게시글 조회 수가 최근 1개월 평균의 3배로 증가)하고, 당일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하면 ‘풍문 관여 종목’이 된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려 사이버얼럿을 발동하고, 대상 기업은 소문에 대해 해명하는 내용을 공시한다.
올해 발동된 사이버얼럿 중 절반인 10건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총장 관련 소문이 퍼지며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대상으로 발동됐다. 사이버얼럿이 발동된 나머지 10개 종목 역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인터넷 소문이 퍼지며 주가가 오른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은 ‘회사의 최대주주가 유력 대선주자와 성씨가 같다’ ‘회사 관계자와 대학교 동문이다’라는 식의 소문과 함께 주가가 급등했다. 통신장비 업체인 CS의 경우 최대 주주가 이재명 지사와 중앙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했는데, 사이버얼럿 발동 이후 CS 측은 “동문인 것은 맞지만 그 이상의 아무런 친분관계는 없다”고 해명했다.
사이버얼럿이 발동된 종목은 아니지만 기업이 유력 대선주자들과 특별히 관계가 없다고 해명 공시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금강철강의 경우 지난달 2일 한 언론 보도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자 “당사 사외이사 3명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테마주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실제로 대선 주자들과의 연관성 때문에 해당 기업 주가가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강민국 의원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특정 종목을 ‘테마주’로 만들어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 피해가 없도록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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