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美 이어 캐나다 매장도 폐점..북미 진출 3년만에 철수

김은영 기자 2021. 5.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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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직영점도 작년 140개 올해 170개 폐점
오프라인 직영점 대신 멀티숍과 온라인 판매 집중
럭셔리 화장품은 해외, 중저가는 자국 제품 선호현상 짙어져
오늘 8일(현지시각) 폐점하는 이니스프리 캐나다 욕데일 몰 매장. /이니스프리캐나다 인스타그램

아모레퍼시픽이 미국에 이어 캐나다 매장을 모두 폐점한다. 이로써 북미 시장에 진출한 지 3년만에 전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게 됐다.

아모레가 운영하는 이니스프리는 캐나다 내 점포를 모두 폐점한다고 7일 밝혔다. 앞서 CF 토론토 이튼 센터와 마크빌 몰의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오는 8일(현지시각) 욕데일 몰과 스카보로 타운 센터 내 매장을 닫을 예정이다.

회사 측은 “최신 K-뷰티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2년 전 캐나다에 첫 매장을 열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모든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세포라에서 제품을 계속 판매할 것”이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이니스프리의 북미 매장을 폐점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2월 미국에서 운영하던 매장 10여 곳을 폐점했다. 2017년 9월 미국에 뉴욕 직영매장을 열며 북미 시장에 진출했지만, 3년여 만에 모든 오프라인 직영점을 철수한다.

2000년 출범한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 콘셉트와 중저가를 앞세워 성장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를 걷고 있다. 2016년 7700억원에 달했던 연 매출은 지난해 3486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촉발된 중국 한한령(한류 규제) △다양한 화장품을 접할 수 있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부상 △온라인 쇼핑 수요 확산 △코로나19로 인한 화장품 소비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이민경

중국에서 중저가 K-뷰티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한 몫했다. 이니스프리는 2012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2019년 600개가 넘는 직영점을 운영하며 중국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졌다. 하지만 현지 소비자들이 럭셔리 화장품은 해외 제품을, 중저가 제품은 자국 제품을 쓰는 소비 성향이 강해지자 ‘계륵’ 신세로 전락했다.

이에 이니스프리는 작년에 중국에서 140여 개 점포를 닫았고, 올해는 170개를 추가로 철수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에뛰드도 한때 600개 점포에 달했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디지털화, 브랜드 강화, 인력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e커머스 디비전’ 조직을 신설해 아마존·세포라·티몰·쇼피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브랜드 관리를 명목으로 온라인 판매에 소극이었던 고급 화장품 설화수의 경우 티몰 등 현지 온라인 판매를 강화했고, 쇼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도 입점했다.

이런 노력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1분기 중국 법인 매출은 위안화 기준 35%, 영업이익률은 10%대 성장했다. 특히 설화수의 매출이 80% 증가했고, 매출 비중(33.2%)은 처음으로 이니스프리(27.3%)를 넘어섰다.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했던 이니스프리의 매출도 8% 증가했다. 전체 해외사업 매출(4474억원)은 19.6% 증가했고, 영업이익(523억원)은 흑자로 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중국 이커머스 비중을 40%에서 5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해외 매출 비중 6%를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 지역 역시 온라인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북미의 경우 아마존 매출을 확대하고, 유럽은 화장품 멀티 브랜드 매장인 세포라에 입점해 사세를 확장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채널 및 브랜드의 구조조정과 온라인 판매 확대, 면세점 매출 증가 등으로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설화수 브랜드의 성장과 내부 체질 개선이 기대보다 높다”며 “향후 면세점 채널의 온전한 회복이 가시화되면 추가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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