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콤텍시스템, 세 번째 유상증자..그 속내는?
자금의 54%는 클라우드 사업투자..46%는 채무상환
유증 발표 후 주가 14% 하락..주주들 동전주 우려
시스템통합(SI, system integration) 서비스를 제공하는 콤텍시스템이 4월 29일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어요.
▷관련공시: 콤텍시스템 4월 29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시스템통합은 기업의 전산시스템 구축․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직장인 독자분이라면 다니는 회사의 전산시스템을 한 번씩 경험해보셨을 텐데요. 전산시스템을 통해 연차도 신청하고 사내게시판도 활용하고 중요한 서류를 결재하기도 하죠.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콤텍시스템의 주요 업무.
콤텍시스템이 시스템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들은 주로 공공기관. 국방부,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 등 정부부처. 코레일, 우정사업본부, 한국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서울특별시, 충청남도 등 지방자치단체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 총 발행주식의 78% 물량, 추가로 찍는다
먼저 콤텍시스템의 유상증자결정 공시를 간략하게 살펴볼게요.
콤텍시스템은 5320만주 신주를 추가로 찍어내기로 결정. 현재 총 발행주식수(6785만1466주)의 78%에 달하는 물량이에요. 콤텍시스템은 5320만주 신주를 찍어 팔아 얻는 자금을 회사 운영과 빚 갚는데 쓸 예정.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기존 콤텍시스템 주주들에게 먼저 신주를 팔고 다 팔지 못해 남은 주식(실권주)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팔 예정이에요.
유상증자로 찍어내는 신주의 1주당 가격은 990원. 이 가격은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기간의 주가변동을 반영해 7월 6일 최종 확정할 예정. 주가가 떨어진다면 유상증자 신주 가격도 990원보다 낮아져요.
기존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0.6272524752주의 신주를 살 수 있어요. 콤텍시스템 주식 100주를 갖고 있다면 62주(100×0.6272524752, 1주 미만은 절사)를 청약할 수 있어요.
# 죽지도 않고 또 온 콤텍시스템 유상증자
콤텍시스템의 유상증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 콤텍시스템은 1983년 설립하고 199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상장 이후 콤텍시스템은 총 3번의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냈는데 모두 최근이에요. 2017년 12월, 2019년 8월 그리고 이번 유상증자 결정공시(2021년 4월)예요. 기간으로 따지면 최근 5년간 3번의 유상증자결정 공시를 낸 것이죠.
1차 유상증자(2017년 12월)로 콤텍시스템은 1600만주의 신주를 팔아 자금 139억6800만원을 확보했어요. 당시 총 발행주식의 50%규모. 콤텍시스템은 과천 지식기반산업단지에 신규사옥 건설에 필요한 토지매입과 건설비, 시스템통합 사업을 위한 원재료 구매비용에 자금을 사용했어요.
2차 유상증자(2019년 8월)때는 2000만주의 신주를 팔아 자금 189억6000만원을 확보했는데요. 신주 규모는 당시 총 발행주식의 42%수준. 시스템통합 사업에 필요한 원재료 구입과 은행에 빌린 빚을 갚는데 6:4의 비율로 자금을 썼어요.
이번3차 유상증자(20201년 4월)는 5320만주 신주를 찍어 526억68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 역대 유상증자 중 최대 규모인데요. 콤텍시스템은 이 돈을 운영자금에 426억6800만원, 채무상환자금에 100억원을 사용한다고 밝혔어요.
3차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콤텍시스템의 총 발행주식수는 3185만1466주→ 4785만1466주(1차 유상증자)→ 6785만1466주(2차 유상증자)→ 1억2105만1466주(3차 유상증자)로 늘어나요.
# 사업투자에 54%, 빚 갚는데 46%
▷관련공시: 콤텍시스템 4월 30일 증권신고서(지분증권)
이번 유상증자 자금 사용목적을 자세히 보면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장비구매자금, 클라우드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직원채용 인건비에 유상증자 자금 54%를 사용할 예정이에요. 나머지 46%는 사업에 필요한 장비 확보를 위해 발생한 외상값(외상매입금)과 콤텍시스템이 발행한 사모사채를 상환하는데 쓸 계획이에요.
대략 절반은 사업투자자금에 절반은 빚을 갚는데 사용하는 것이죠.
1차 유상증자는 신규사옥과 사업에 필요한 원재료 구입비, 2차 유상증자는 6:4의 비율로 원재료 구입비와 채무를 갚는데 사용했는데요. 이번 3차 유상증자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과 빚을 갚는데 5.4:4.6의 비율로 자금을 지출하는 만큼 1․2차 유상증자 때보다 빚 갚는데 들어가는 돈이 더 늘었어요.
기존 주주나 투자자는 신주를 찍어내 추가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쓰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죠. 콤텍시스템의 이번 유상증자는 빚 갚는데 상당부분 자금이 들어간다는 점.
참고로 콤텍시스템은 통상적으로 거래처와 외상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외상값을 채무상환자금이 아닌 운영자금에 포함시켰다는 점. 어찌됐든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은 외상매입금이나 사모사채나 동일하죠.
# 기존주주들 "또 유상증자?..."
콤텍시스템의 유상증자(526억6800만원)는 시가총액(899억원, 6일 종가기준)의 59% 규모. 더욱이 4월 29일 세 번째 유상증자 발표 이후 콤텍시스템의 주가는 1540원에서 1325원(4월 30일)로 14%(215원) 하락했어요.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이슈(권리락 등)로 "동전주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어요. 주가는 1000원대로 저렴한데 유상증자로 주식수만 늘어나니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 없죠.
유상증자를 기존 주주들이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2가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으로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향후 주가상승)와 유상증자에 참여해 늘어난 주식수로 배당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클라우드 사업 역량강화 및 관련 직원 충원에 따른 인건비에 유상증자 자금을 사용하겠다는 건 주주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 다만 유상증자 자금의 절반 가까이가 빚(외상값, 채무) 갚는데 쓰인다는 점. 또 콤텍시스템은 2014년 이후 주주들에게 배당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 콤텍시스템 유상증자, 주요 일정
마지막으로 콤텍시스템 유상증자 주요 일정을 살펴볼게요.
-6월 1일: 1차 발행가액 확정
아직까지는 유상증자 신주 1주당 가격이 990원인데요. 향후 1개월, 1주일, 기준일의 평균값을 다시 구해 주가변동에 따라 신주 가격을 다시 확정할 예정이에요.
-6월 4일: 신주배정기준일
유상증자에 참여 가능한 주주명단을 확정하는 날인데요. 6월 4일까지 콤텍시스템 주식을 사야 유상증자 참여가 가능해요. 다만 주식거래는 매수버튼을 누르고 이틀 뒤 거래를 체결하는 만큼 6월 2일까지는 콤텍시스템 주식을 사야 유상증자 참여가 가능하겠죠.
-6월 3일: 권리락
6월 2일까지 콤텍시스템 주식을 사지 못한 투자자들은 유상증자 참여 권리를 받을 수 없어요. 유상증자를 받을 권리가 있는 주식과 없는 주식의 가치가 같을 순 없겠죠. 따라서 이 날은 인위적으로 주식가격을 떨어트려 거래를 해요.
-6월 17일: 신주배정 통지
얼마큼 유상증자 신주를 청약할 수 있는지 배정물량을 확인할 수 있는 날. 물론 유상증자 비율대로 계산하면 미리 청약가능한 신주 수량을 알 수도 있어요.
-6월 24일~30일: 신주인수권증서 상장일 및 거래일
유상증자 비율만큼 신주를 받을 수 있는 증서를 주식시장에서 거래하는 날. 콤텍시스템 기존 주주들은 누구나 신주인수권증서를 다른 투자자에게 팔 수 있어요. 나는 유상증자 참여에 흥미가 없다, 권리락으로 떨어진 주가 보상을 받고 싶은 기존 주주는 신주인수권증서를 매도해 유상증자로 인한 손실을 어느 정도 메꿀 수 있어요.
-7월 7일: 확정발행가액(2차 발행가액) 공고
앞서 6월 1일에 1차 발행가액을 확정한다고 했는데요. 7월 7일에는 확정발행가액을 공고하는 날. 마찬가지로 주가변동을 반영해 1개월, 1주일, 기준일 평균값을 기준으로 확정발행가액을 정해요. 만약 1차 발행가액이 확정발행가액(2차 발행가액)보다 높은 경우 더 낮은 금액을 최종 발행가액으로 정해요.
-7월 9일~12일: 청약일
콤텍시스템 임직원들과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 청약 날.
-7월 19일~20일: 일반공모청약
콤텍시스템 임직원들과 기존 주주들에게 팔고 남은 신주를 일반투자자에게 팔 수 있는 날.
-7월 22일: 주금납입/환불/배정공고
유상증자 청약은 증거금을 100% 납부해요. 초과청약을 하지 않았다면 따로 들어올 환불금은 없겠죠. 다만 일반공모청약을 한 투자자는 경쟁률이 높을 경우 청약한 만큼 신주를 받지 못해 환불금을 받을 수도 있어요.
-8월 5일: 신주상장일
콤텍시스템이 찍은 신주를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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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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