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AZ백신 지원 언제쯤..北-코백스 협의 중인 듯
백신 지원 후 북한 국경봉쇄 완화·대외접촉 나올지 관심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이 올해 하반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북한이 코백스와 여러 기술적인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에드윈 살바도르 평양사무소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코백스 가입국으로서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기 위한 기술적 요건을 따르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WHO는 북한이 기술적 요건을 충족하고 백신 공급에 대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북한과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이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 마쳐야 할 '기술적 요건'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같은 날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도 대북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해 "백신 수급상황에 따라 하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 정부가 적어도 올 6월까진 자국에서 생산한 모든 코로나19 백신을 국내 수요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다른 국가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북한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에 관한) 기술적 준비가 지연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언급들로 미뤄보면 코백스와 북한 측과 기술적인 협의를 비롯한 백신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지난 5일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백신 지원에 앞서 '기술적 준비'가 미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백신을 지원 받기 위해서는 코백스와 당사국간에 진행해야 할 협의과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코백스가 북한을 포함해 여러 개발 도상국들의 백신 지원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그 나라들이 백신을 지원받기 위한 기술적 절차들이 있다"면서 "접종 계획을 작성하거나 접종 우선순위, 접종이 필요한 대상, 대상의 특징 등을 기술해야 하며 수송 경로, 수송 방식, 수송망 등 세부 사항을 협의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신과 관련한 국가별 승인 절차나 임상 기준 등 관련 법규도 다르다.
이어 "이러한 절차가 마무리된 나라부터 백신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도 이런 것들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차원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절차가 언제 마무리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가비가 그 시기를 '하반기 중'으로 언급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소 낮아진 상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국제 기구의 북한 백신지원이 북측의 국경봉쇄 완화나 대외접촉의 가능성을 위한 포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남북관계를 올해 상반기 내 남북 대화를 복원하고, 하반기 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국제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는 북한에 백신 199만2000회분을 배정했다. 코백스 측은 우선 인도 혈청연구소(SII)가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70만4000회분을 이달까지 북한에 전달하기로 했으나 공급이 지연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여전히 주민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방역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5일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군인가족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김 위원장 부부와 조용원, 리병철, 박정천 등 당과 군 핵심 인사를 제외하고는 관람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며 방역을 신경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하는 실내 행사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빠짐없이 마스크를 쓴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만능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효과를 평가절하면서도 방역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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