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러진 20대 노동자..이번엔 컨테이너 부품에 참사
[앵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안타깝게도 또 일어났습니다.
지난달 평택항에서 작업을 하던 20대 청년이 컨테이너 부품에 깔려 숨졌습니다.
하청업체 소속의 일용직 노동자였는데, 작업 현장에는 제대로 된 보호장치도 없었다고합니다.
유족들은 안전관리자 배치 여부 등 정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우정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화물을 싣고 운반하는 개방형 컨테이너.
뚜껑이 없고, 앞뒷면을 날개라고 부르는 받침대로 막아 사용합니다.
지난달 22일, 23살 이선호 씨는 개방형컨테이너 바닥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300kg이 넘는 날개가 이 씨를 덮쳤습니다.
지게차가 반대편에 있던 날개를 움직이자, 이 씨 쪽 날개가 쓰러진겁니다.
머리를 다친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한 물류회사 하청업체 소속 일용직노동자였던 이 씨는 지난해 1월부터 1년 넘게 동식물검역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나기 며칠 전 컨테이너 정리작업도 맡으라는 지시를 받았고, 업무를 맡은 첫 날,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유족들은 전형적인 인재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사고 위험이 큰 데도 이 씨에게 무리한 작업을 지시했고, 법에 정해진 안전책임자와 수신호담당자 모두 현장에 없었다는 겁니다.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지시만 해놓고 다른 현장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게 어떻게 현장관리자고 현장입니까?"]
회사 측은 사고 당시 안전 책임자가 있었지만,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해명했습니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관리감독하는 직원이 그 옆에, 작업시키고 옆으로 3미터 정도 되는 뒤에 컨테이너 작업하는 와중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씨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를 막고 책임자를 엄벌하자며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내년부터 시행돼 적용받지도 않는 상황.
또다시 유가족만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 "내 삶의 희망마저 빼앗아 간 게 아니고, 강탈을 해 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이근희
우정화 기자 (jhw0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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