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두려운 곳이 된다면

2021. 5. 7.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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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최고급 셰어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심리 스릴러

[서평]



웰컴 투 셰어하우스
케이트 헬름 지음 | 고유경 역 | 마시멜로 | 1만5800원


‘레드 매거진’에서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라고 극찬한 케이트 헬름의 ‘웰컴 투 셰어하우스’가 한국에서 출간됐다. 그녀는 이 책에서 섬세한 심리 묘사와 교묘한 플롯으로 서스펜스와 속도감을 모두 잡아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책은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마땅히 지낼 곳이 없어 친구 사라의 집에 얹혀살고 있던 임미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사라가 발견한 룸메이트 모집 공고를 보고 셰어하우스 면접 심사에 지원한다. 임미는 셰어하우스가 제공하는 세련되고 호화로운 시설과 공동체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위치, 무엇보다 저렴한 임대료에 마음을 빼앗겨 셰어하우스 구성원들에게 풍기는 분위기가 왠지 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든 그들의 마음에 들어 최종 면접에 합격해야 한다고 다짐하며 면접에 임한다.

면접관으로 참석한 셰어하우스의 룸메이트 루카스, 버니스, 카밀은 임미에게 살아 있거나 사망한 사람들 가운데 누구와 함께 저녁을 먹고 싶은지, 특별한 장기가 있는지, 룸메이트로서 최악의 단점은 무엇인지 등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건네고 만만치 않은 질문에 면접을 망쳤다고 생각한 임미는 셰어하우스 입성을 체념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4주 동안 함께 생활한 뒤 최종 합격 여부를 정하겠다는 버니스의 임시 합격 통보 전화를 받게 되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셰어하우스로 향한다. 이후 임미는 함께 생활하게 될 구성원들과 낯을 익히며 자율적이지만 엄격한 공동체 규칙에 따라 정식 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자신의 방에서 우연히 ‘증거품 봉투’라는 낯선 비닐봉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이곳에 어떠한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되며 이야기가 급격하게 전개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친절한 가면 뒤에 저마다 위험한 비밀을 하나씩 숨기고 있는 듯 보이는 룸메이트들. 이들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이곳에 온 것일까. 그리고 이들 중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과연 임미는 이곳을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연달아 발생하는 소름끼치는 사건

작가 카즈 프레어가 “빠르게 전개되는 훌륭한 줄거리, 완전한 몰입도에 본인 역시 룸메이트가 된 것처럼 이 책에 푹 빠져들었으며 바로 옆에서 펼쳐지는 듯한 드라마를 지켜보며 점점 커지는 공포감과 오싹한 흥분에 사로잡혔다”고 평하기도 한 이 책은 각종 매체와 유명인들이 극찬해 마지않은 훌륭한 작품이다. 7명의 룸메이트들 그리고 각자 품고 있는 7개의 거짓말이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의 묘사와 함께 어우러져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인 집이 가장 두려운 곳이 됐을 때의 긴장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영리하고 독창적이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 비밀스러운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로 작가 케이트 헬름의 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웰컴 투 셰어하우스’의 또 하나의 훌륭한 점은 예상할 수 없는 반전에 있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비밀의 퍼즐이 맞춰지기까지 사건의 진상은 독자의 추측을 계속해 빗나간다. 이 사람이 위험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빗나가고 다른 인물에 대해 의심을 품게 돼도 어김없이 추리를 벗어난다.

그러면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독자들은 나중엔 등장인물 모두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품게 된다. 그들의 위험한 진실은 작품 곳곳에 복선으로 숨겨져 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독자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에 기대 이상의 쾌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케이트 헬름의 기존 팬들에게도, 이 작가를 처음 만나는 독자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것이다. 

노민정 한경BP 출판편집자

이 주의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노정태 역|부키|2만2000원


세계적인 환경·에너지·안전 전문가 마이클 셸런버거 환경진보 대표가 30년간의 현장 활동과 연구, 대안과 해법을 한곳에 담은 문제작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출간했다. 셸런버거 대표는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 멸종 등을 둘러싼 분노와 공포를 조장하는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진실을 오도하고 기후 위기 해결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의 환경 논의, 특히 지구와 인류의 최후를 경고하는 ‘환경 종말론’에 신랄하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환경 운동계와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플라스틱은 진보다’, ‘경제 성장이 환경 보호다’, ‘자연을 구하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와 같은 직관과 반대되는 중대한 환경의 역설 속에서 셸런버거 대표는 환경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알려준다. 그가 주장하는 ‘환경 휴머니즘’으로 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환경을 대해야 할까. 셸런버거 대표는 이 책에서 환경을 똑바로 볼 것을 제안한다. ‘고래를 구한 것은 그린피스가 아니다.’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김병규 지음|미래의창|1만6000원


현재 최고의 플라스틱 전략을 행하고 있는 이케아와 파타고니아를 필두로 미국의 장난감 브랜드인 그린토이즈, 요가복을 만드는 걸프렌드 컬렉티브, 세정제 회사인 메소드, 한국의 플리츠마마가 어떻게 소비자를 사로잡았는지 소개한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탄소 제로, 방사능 문제까지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 요소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이 가장 주목받는 소재인 이유는 무엇일까. 널리 사용되기 때문이다. 소개된 기업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은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고 이를 홍보나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소개하며 브랜드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의 새로운 기회를 제안한다. 



세계사 속 부의 대반전
장진현 지음|스마트북스|1만6000원


투자는 역사를 알수록 단단해진다. 계층 구조를 뒤흔든 거대한 역사적 사건과 부의 대반전을 조명하며 시대의 흐름을 읽는 법을 알려준다. 부의 대반전 시기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도 이미 자주 겪은 바 있고 현재도 겪고 있다. 가까운 예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020년 초 세계 주식 시장의 대폭락과 이후 상승장, 가상화폐 시장이 있다. 이 책에서는 십자군전쟁부터 1990년대 독일 통일 후 화폐 개혁까지 동서양의 내로라하는 60개의 역사적 사건에서 찾을 수 있는 드라마틱한 부의 대반전 이야기를 다룬다. 부의 형성을 둘러싼 21개의 형성 원리를 제공해 거대한 변화를 함께 짚어 간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
황윤 지음|책읽는고양이|1만7900원


광개토대왕릉비문에 언급된 가야는 임나일본부설을 촉발하며 일본의 역사 왜곡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직접 옛 가야 지역인 김해로 가 김수로의 난생설화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짚어 간다. 우리 역사에서 고구려·백제·신라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가야에 대한 편견 없는 가설과 문헌 해설을 통해 비로소 가야의 역사가 밝혀진다. 당대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상상력으로 가득한 신화에 덧붙여진 이야기들을 걷어내며 베일에 싸였던 가야의 진짜 역사를 함께 읽어 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때로는 왜곡되고 때로는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역사의 기록을 함께 확인하고 풀어내는 가야 역사 여행은 역사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고고학의 재미와 쾌감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GAFA의 재무제표 클래스
사이토 히로시 지음|오시연 역 |미래의창|1만7000원


재무 지식은 마케팅·조직·경영·전략과 같은 경영 비즈니스의 ‘공통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은 비즈니스맨의 커리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4대 테크 기업인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본다. 구글의 주 수입원은 무엇인지, 아마존이 높은 매출 대비 이익이 낮은 이유 등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기업 펀더멘털을 분석하며 재무제표 읽기의 신선한 해법을 제안한다. 매출과 이익 외에 여러 관점에서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다면 그 기업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읽고 정당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친숙한 기업들을 예시로 들어 재무제표에 대한 낯섦을 해소하고 숫자로 판단하는 진실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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