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전망 '솔솔'..경기민감주 '쑥쑥'

김윤지 2021. 5. 7. 00: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준 진화에도 옐런發 금리 인상 전망
철강부터 금융까지, 경기민감주 강세
이익 모멘텀은 지속, 주도주 교체는 글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쏘아올린 ‘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공이 경기 민감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 고조에 실적까지 뒷받침 되고 있다. 증권가는 경기 민감주의 이익 모멘텀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 봤지만 이들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철강·정유·화학 등 대거 강세…외국인도 러브콜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1.37포인트(1.00%) 상승한 3178.84에서 마감한 가운데 경기 민감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POSCO(005490)(5.05%), 현대제철(004020)(5.61%)과 같은 철강, HMM(011200)(11.92%)과 팬오션(028670)(7.54%) 등 해운이 크게 올랐다. S-Oil(4.14%), GS(078930)(8.49%) 등 정유, LG화학(051910)(1.96%)과 금호석유(011780)(9.63%) 등 화학 업종도 여기에 참여했다.

미국 국채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국내 국고채 금리와 시장 금리가 상승할 때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보험, 증권 등 금융주도 일제히 치솟았다. 은행주의 대표격인 KB금융(105560)은 이날 7.88% 상승한 5만7500원으로 마감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 신한지주(055550), JB금융지주(175330), BNK금융지주(138930)도 이날 3~5%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최고가를 모두 갈아치웠다. 그에 비해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등 기존에 증시를 주도했던 성장주들은 다소 부진한 모양새였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더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고, 이는 중앙은행의 조기 정책 정상화 이슈에 불을 붙였다. 금리 인상 가능성은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몸집을 키워온 빅테크 등 성장주에겐 악재였지만,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는 반증이기에 경기 민감주에게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이어지는 업종이기도 하다. 코스피200·코스닥150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를 살펴보면 대부분 일치한다. LG화학을 2223억원, POSCO를 1065억원, 금호석유를 876억원치 사들였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S-Oil과 같은 정유주, KB금융, 기업은행, 신한지주 등 은행주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 민감주, 기대 이상 1분기 실적

실적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추정 기관수가 3곳 이상) 103개사 중 추정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낸 기업의 수는 68개사였다. 업종을 살펴보면 정유, 도소매, 음료, 석유및의복, 화학, 기계 등 경기 민감주에 해당했다. 반면 통신장비, 제약, 전기장비, 자동차 부품, 소프트웨어 등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집계됐다.

긍정적인 1분기 성적표는 눈높이 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200 기준 향후 12개월 예상 영업이익은 최근 한 달 사이 7.2% 상향 조정된 208조400억원까지 올라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면서 “3월 말 이후로 분기별 영업이익 추정치가 변화된 모습을 살펴보면 조선, 에너지, 철강, 화학 등 대표적인 경기민감 업종의 2분기 실적 전망 상향이 큰 폭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경제 지표 호조와 글로벌 경제 전망 개선으로 인해 통화 정책 정상화 시점이 예상 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계심도 여전하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자산매입 축소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인터뷰하는 등 옐런 장관의 발언 이후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완화적 스탠스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경기 민감주가 반도체, 자동차 등과 같은 기존 주도주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민감주의 실적 모멘텀은 강하지만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고, 이익 레벨 또한 이전 고점 대비 낮기 때문”이라면서 “상반기까지 경기 민감주에 대한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하되 물가 상승 압력이 2분기 중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고 최근 금리가 안정세를 보임을 감안하면 추격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