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정권 말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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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법상 총장 임기는 2년이다.
법대로라면 새 검찰총장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과 차기 정부의 첫해 총장으로 재직하게 된다.
김각영 총장이 뒤를 이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불신임' 발언을 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문 대통령은 차기 총장으로 친정권 성향인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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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정부 때 김태정 총장은 대통령선거 두 달 전에 터진 DJ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를 대선 이후로 유보한다고 전격 선언해 DJ 집권의 길을 열어줬다. 그 공을 인정받아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됐지만 아내의 ‘옷 로비 사건’에 휘말려 해임됐다. DJ 정권 말 대통령의 두 아들을 구속한 ‘당대 최고의 검사’ 이명재 총장은 서울지검에서 일어난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대선 두 달 전 사표를 냈다. 김각영 총장이 뒤를 이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불신임’ 발언을 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노 대통령이 대선 한 달 전 임명한 임채진 총장은 이명박정부에서 유임되자 노 전 대통령에게 칼을 들이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받던 중 서거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수남 총장도 지각 수사 끝에 자신을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했으나, 문재인정부의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문재인정부는 정권 말 ‘윤석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전 정권의 적폐수사에 큰 공을 세워 문 대통령이 “우리 총장님”이라고 했던 그가 정권과 충돌하면서 야권 대선주자 1위에 오른 건 아이러니다.
문 대통령은 차기 총장으로 친정권 성향인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지명했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총장 자격을 갖춘 분”이라고 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정권마다 마지막 총장만큼은 확실한 ‘자기편’을 앉히려고 했다. 정권을 지켜 줄 ‘방패막이’가 필요해서다. 하지만 희망일 뿐이다. 정권의 시간이 끝나면 검찰의 시간이 돌아온다. 죽은 권력에 충성하는 총장이 있을까. 김 총장이 어떤 운명을 겪을지 자못 궁금하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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