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정권 말 검찰총장

채희창 2021. 5. 6. 22: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검찰청법상 총장 임기는 2년이다.

법대로라면 새 검찰총장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과 차기 정부의 첫해 총장으로 재직하게 된다.

김각영 총장이 뒤를 이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불신임' 발언을 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문 대통령은 차기 총장으로 친정권 성향인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지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찰청법상 총장 임기는 2년이다. 법대로라면 새 검찰총장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과 차기 정부의 첫해 총장으로 재직하게 된다. 하지만 정권 말 총장의 운명은 순탄하지 않았다. 정권 교체기에는 예민한 정치적 사건이 터져 골머리를 썩고, 임기가 두 정권이 걸쳐 있어 재신임 문제로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그래서 1년짜리 총장으로 단명하기 일쑤였다. 총장 자리는 ‘영광의 가시밭길’로 불린다.

김영삼정부 때 김태정 총장은 대통령선거 두 달 전에 터진 DJ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를 대선 이후로 유보한다고 전격 선언해 DJ 집권의 길을 열어줬다. 그 공을 인정받아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됐지만 아내의 ‘옷 로비 사건’에 휘말려 해임됐다. DJ 정권 말 대통령의 두 아들을 구속한 ‘당대 최고의 검사’ 이명재 총장은 서울지검에서 일어난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대선 두 달 전 사표를 냈다. 김각영 총장이 뒤를 이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불신임’ 발언을 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노 대통령이 대선 한 달 전 임명한 임채진 총장은 이명박정부에서 유임되자 노 전 대통령에게 칼을 들이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받던 중 서거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수남 총장도 지각 수사 끝에 자신을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했으나, 문재인정부의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문재인정부는 정권 말 ‘윤석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전 정권의 적폐수사에 큰 공을 세워 문 대통령이 “우리 총장님”이라고 했던 그가 정권과 충돌하면서 야권 대선주자 1위에 오른 건 아이러니다.

문 대통령은 차기 총장으로 친정권 성향인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지명했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총장 자격을 갖춘 분”이라고 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정권마다 마지막 총장만큼은 확실한 ‘자기편’을 앉히려고 했다. 정권을 지켜 줄 ‘방패막이’가 필요해서다. 하지만 희망일 뿐이다. 정권의 시간이 끝나면 검찰의 시간이 돌아온다. 죽은 권력에 충성하는 총장이 있을까. 김 총장이 어떤 운명을 겪을지 자못 궁금하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