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멘토' 이상봉 디자이너 "다문화 학생 자신감 키우고 관심 분야 몰입하게 '꿈토링스쿨' 만들었죠"

김서영 기자 2021. 5. 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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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인·모델 각각 2개 학급
이달 20일 모집 마감·29일 입학

[경향신문]

이상봉 디자이너(66)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라마다서울호텔 별관 옹기아트홀에서 열린 ‘2021 꿈토링스쿨’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다문화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꿈을 길러주고,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낼 수 있도록 ‘너희들은 선택받았다’고 의식을 전환하게 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울 다문화 학생을 위한 ‘꿈 멘토’로 나선 디자이너 이상봉씨(66)는 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첫 실시하는 ‘다문화 꿈토링스쿨’의 교장을 맡았다. ‘꿈토링’은 ‘꿈’과 ‘멘토링’을 합친 말로, 다문화 학생에게 자신의 꿈을 찾고 관심 분야를 구체적으로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달 7~20일 학생을 모집해 29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운영된다.

이씨가 서울시교육청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데는 다문화 학생에 대한 그의 오랜 관심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10년 전쯤에 고향인 서울 동작구에 있는 모교를 방문했을 때 다문화 학생들이 겪는 문제를 접하게 됐다. 다문화 학생들은 사회적으로 자신을 숨기거나 상당히 절망한 상태”라며 “이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을 하게 돼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꿈토링스쿨을 만들게 했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아이들에게 받은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담아 보낸 편지다. 그는 “목마른 사람에게 물 한 모금이 필요하듯이 작은 것 하나가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꿈을 키우게 한다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 알게 됐다”며 “그동안은 바빠서 편지에 답장도 잘 못했는데, (꿈토링스쿨에서는) 행복과 보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꿈토링스쿨에는 이씨 외에도 교수, 모델 등 패션계 전문가와 패션을 전공하는 대학생·대학원생이 멘토와 보조멘토로 참여한다. 보수나 대가는 없지만 다문화 학생의 꿈을 길러주자는 뜻에 공감한 이들이다. 꿈토링스쿨은 패션디자인과 패션모델 2가지 분야에서 각각 2개 학급(초·중학생반/고등학생반)을 운영하며 총 60명을 멘티로 선정한다.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다문화 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패션디자인·패션모델 교육과정, 여름방학 집중캠프를 거쳐 패션쇼를 기획·운영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씨는 “꿈토링스쿨이 다문화 학생들이 겉돌지 않고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운영 결과를 토대로 향후 음악, 미술 분야로까지 꿈토링스쿨을 넓혀나갈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1980년대부터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다수의 패션쇼를 기획했다. 현재는 홍익대 패션대학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2016년부터 매년 고교 패션·모델 콘테스트를 주최해 패션에 꿈을 가진 고등학생을 후원하고 있다. 코리아패션대상 대통령 표창(2009년), 아시아 모델상 시상식 국제문화교류 공로상(2012년) 등을 받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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