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년이 온다'..외신기자가 찍은 5·18 전남도청 최후 첫 공개

김용희 2021. 5. 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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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27일 계엄군이 휩쓸고 간 옛 전남도청의 생생한 내부 모습이 처음 공개된다.

전시 사진 중에는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진압작전 종료 직후 도청 안을 찍은 20여점이 포함돼 주목된다.

또 1980년 5월23일 옛 전남도청 내외부 모습과 24일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의 시위 모습, 26일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 후 시가행진 모습 등 희귀사진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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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그날의 진실]핏자국, 불에 탄 주검..윤상원, 문재학 주검 사진 등 특별 전시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작전 직후 노먼 소프 기자가 촬영한 안종필(앞)과 문재학군의 주검. 문군은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이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핏자국이 낭자한 계단, 복도에 쓰러진 앳된 소년…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이 휩쓸고 간 옛 전남도청의 생생한 내부 모습이 처음 공개된다. 5·18단체와 유족들은 이번 사진 공개를 계기로 아직 발굴하지 못한 5·18 진상을 담은 기록들도 조속히 찾아야 한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복원단)은 6일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7일부터 7월31일까지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노먼 소프(Norman Knute Thorpe) 전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기자가 기증한 5·18 관련 자료 특별전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노먼 소프가 1980년 5월21일부터 27일까지 광주와 전남 목포 등을 촬영한 사진 등 200여 점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1980년 5월24일 노먼 소프 기자가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찍은 5·18민주화운동 시위 모습.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제공

전시 사진 중에는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진압작전 종료 직후 도청 안을 찍은 20여점이 포함돼 주목된다.

노먼 소프는 이날 아침 7시30분 진압작전이 끝나자 언론인으로 처음 도청에 들어가 계엄군이 정리하기 전 내부 사진을 찍었다.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불에 탄 주검을 포함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5·18 막내 시민군이자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16)군, 친구 안종필(16)군, 최근 시민단체가 글씨체를 개발하고 있는 박용준(24) 열사 등의 최후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복원단은 유족의 동의를 얻어 ‘특별영상실’에서 희생자의 발견 위치와 성명, 시신 이동 장면 등을 영상으로 선보인다.

문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81)씨는 “최근 도청복원단 직원들이 와서 우리 재학이 사진을 보여주며 확인을 했다. 사진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도청 복원과 5·18진상규명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전시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19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끝낸 계엄군이 시민군 희생자 주검을 바깥으로 옮기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또 1980년 5월23일 옛 전남도청 내외부 모습과 24일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의 시위 모습, 26일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 후 시가행진 모습 등 희귀사진도 공개된다. 5월26일 새벽 계엄군이 탱크를 앞세워 광주시가지로 진입한다는 소식에 ‘죽음의 행진’을 벌인 시민수습대책위원회 위원 17명이 광주 농성동에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계엄군과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노먼 소프 기자와 이재의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1977∼1982년 한국과 일본 취재를 담당한 노먼 소프는 1980년 5월21일 광주를 찾았고 22일 전남도청에서 대학생이었던 이씨를 인터뷰하며 처음 만났다. 1997년 지역신문 기자로 근무하던 이씨는 시민단체와 <5·18특파원 리포트>라는 책을 집필하며 미국에 있던 노먼 소프와 연락이 닿았다. 두 사람은 전남도청의 진압 직후 사진의 존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기증으로 까지 이어졌다.

1980년 5월26일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에서 시민수습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계엄군과 협상하고 있다.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제공

이씨는 “노먼 소프는 외신기자였기 때문에 보안대 요원들과 도청 직후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 열사가 불에 탄 원인을 당시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섬광탄으로 추정하는 등 상황을 치밀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있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옛 보안사가 찍은 사진도 조속히 발굴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먼 소프는 “젊은 세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민주주의를 꽃피우려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2016년 5월 노먼 소프(왼쪽 첫째) 기자가 광주에 방문해 외신기자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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