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생일에 나달 상대한 '스페인 유망주' "나달을 따르기 위해 노력할 것"
[스포츠경향]
‘킹 오브 클레이’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포스트 나달’로 불리는 유망주를 상대했다.
나달은 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총상금 261만4465유로) 단식 2회전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2-0(6-1 6-2)으로 완파했다. 실력 차는 컸다. 나달은 2위, 알카라스는 120위의 선수다. 이날 경기가 미디어의 특별한 관심을 받은 이유는 두 선수간 승부가 17살 차이의 스페인 테니스 신·구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나달은 1986년생, 알카라스는 2003년생이다.
알카라스는 10대 시절의 나달과 비교될 정도로 천재성을 보여준다. 2018년에 프로에 데뷔했고, 지난해 챌린저 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했다.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회전 아드리안 만나리노(34위·프랑스)를 2-0(6-4 6-0)으로 제압하며 2004년에 나달이 18살의 나이로 기록한 대회 최연소 승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마침 이날은 알카라스의 18세 생일이었다. 알카라스는 경기를 앞두고 “내 우상이자 역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와 함께하는 생일이 더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카라스는 초반 나달과 팽팽하게 맞섰지만 단 3경기를 따는데 그쳤다. 그러나 나달에 맞서 서브 최고 시속 206.8㎞를 찍었고, 상대 서브 게임도 한 차례 따냈다.
알카라스는 경기 직후 나달과 또다른 스페인 테니스 선수 출신 펠리시아노 로페즈 토너먼트 디렉터로부터 생일 케익을 받았다. 알카라스는 “나달을 상대로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지만 나달은 나달이었다”며 “나달은 내 어린 시절 우상이었고, 나는 그의 뒤를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나달이 코트에서 (경기에 영향을 주는)행동이나 불평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런 모습을 따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힘든 경기지만, 이런 선수들과 경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선수들과 더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다면 더 빨리 성장할수 있을 것”이라며 상위 레벨에서 뛰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나달은 알카라즈의 포핸드와 백핸드 기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에게서 많은 훌륭한 자질을 보고 있다.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멋진 태도와 좋은 에너지를 보여준다”고 기대했다.
나달은 대회 6번째이자, 4년 만에 패권 탈환을 향한 첫걸음을 가볍게 시작했다. 대회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나달은 16강에서 알렉세이 포피린(76위·호주)을 상대한다. 나달의 16강 상대 포피린도 나달보다 13살 어린 1999년생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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