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13년 차 현정협, 2개의 퍼터를 사용하는 이유
14개 클럽 중 퍼터만 2개.."퍼트 잘 하고 싶어서"
"은퇴 전 목표는 우승..값진 결실 맺겠다"
14개 클럽을 구성하는 건 선수 본인의 자유다. 선수들은 코스에 맞춰 웨지를 1개 추가하고 롱 아이언을 빼는 것처럼 최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 클럽 세팅을 다르게 하고 있다. 현정협 역시 14개 클럽을 가장 필요한 것으로 채웠다. 그는 그린 위에서 퍼트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2개의 퍼터를 사용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고 캘러웨이 오딧세이 웍스 투 볼 팽과 오딧세이 화이트핫 OG 7번 모델을 캐디백에 집어넣었다.
현정협처럼 2개의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현정협이 유일하다. 퍼터는 그린 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인 만큼 퍼트에 고민이 있는 선수라도 1개의 퍼터만 사용한다.
그러나 현정협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1m의 퍼트와 300m의 드라이버 샷은 같은 한 타”라며 “드라이버 샷과 아이언 샷, 웨지 샷을 아무리 잘해도 그린 위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 좋은 성적이 절대 나올 수 없는 만큼 군산CC오픈 3라운드와 4라운드에 퍼터 2개를 들고 나갔다” 고 설명했다.
현정협이 퍼터 2개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시즌에는 한 시즌 내내 퍼터 2개를 들고 다녔다. 그는 “2010년 퍼트 입스를 겪은 뒤 퍼터부터 그립, 스토르크 등 정말 다양한 변화를 줬다”며 “2016시즌에는 정말 퍼트를 잘하고 싶어서 2개의 퍼트를 사용했다. 지난주 군산CC오픈도 마찬가지다. 퍼트만 잘할 수 있다면 14개 클럽 중 5개까지 퍼터로 채울 각오까지 돼 있다”고 말했다.
입스는 샷이나 퍼트를 하기 전 공포심과 같은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상적인 스윙과 스트로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걸 의미한다. 현정협은 2010년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부터 1m 이내는 물론 그린 위에서 어드레스를 하면 백스윙을 들지 못할 정도로 심한 퍼트 입스에 시달렸다.
하루하루를 걱정 속에서 보냈던 현정협은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레슨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말썽을 부리던 퍼트가 쏙쏙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2012년 2부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까지 통과하며 다시 정규투어에 복귀했다.
그러나 퍼트는 다시 현정협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9시즌 연속 KPGA 코리안투어를 누비고 있지만 퍼트로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했다. 올 시즌에도 현정협은 퍼트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그는 군산CC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단독 3위에 올랐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 그린 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공동 25위까지 순위가 추락했다.
그는 “군산CC오픈 셋째 날과 마지막 날 퍼터를 2개 가져갔는데 홀을 모두 외면했다”며 “3라운드 18번홀에서는 퍼터를 사용하기 위해 빼놓은 3번 우드가 없어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2개의 퍼터를 사용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며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퍼트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는 날까지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현정협은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은퇴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는 “우승을 한 것과 하지 못한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라며 “아이가 컸을 때 아빠가 KPGA 코리안투어 우승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만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퍼트 정복과 KPGA 코리안투어 우승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happy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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