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갤러리] 갈필로 쌓아올린 제주인의 삶 '제주와 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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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대표 김의근)이 운영하는 '갤러리 ICC JEJU'에서 오는 20일까지 한국화가 이창희의 개인전 '제주와 돌담'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 섬 전역을 휘감고 있는 돌담은 시간의 지층이 켜켜이 쌓인 풍토적 산물로, 구멍 숭숭 난 그 돌담의 구멍 사이로 바람과 빛이 통과하며, 제주의 농사를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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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좌승훈 기자]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대표 김의근)이 운영하는 ‘갤러리 ICC JEJU’에서 오는 20일까지 한국화가 이창희의 개인전 ‘제주와 돌담’을 선보이고 있다.
곶자왈 속 상잣담·하잣담, 환해장성, 고기를 가두고 잡는 원담(돌그물), 밭담과 어우러진 ‘흑룡만리(黑龍萬里)의 섬’ 제주는 중국의 만리장성에 빗댄 황룡만리보다 훨씬 더 긴 만리 잣담이 있는 곳이다. 제주 섬 전역을 휘감고 있는 돌담은 시간의 지층이 켜켜이 쌓인 풍토적 산물로, 구멍 숭숭 난 그 돌담의 구멍 사이로 바람과 빛이 통과하며, 제주의 농사를 거들었다. 대표적 돌 문화인 밭담은 지난 2014년 4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됐다.
작가는 오랜 시간 ‘돌’을 그렸다. 그러다가 2007년 ‘제주의 돌’을 만났고, 2012년 제주대학교 교수로 부임하면서 온전히 ‘제주의 돌’에 취했다.
작가는 돌담을 쌓듯 한 획 한 획이 모여 만 획을 이루는 수만 번의 붓질(갈필)을 하고 중첩해 형상을 만들어가는 적묵법(積墨法)으로 제주의 돌담과 그 주위에 어우러져 있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를 표현했다.
작가에게 돌담을 구성하고 있는 돌은 항상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과거의 모습 그대로 자신의 존재를 잊지 않고 현재의 위치를 고수하는 자연의 근본이다. 돌담 사이사이의 공간들은 바람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지혜가 담겨있고, 동시에 새와 나비가 되고 때로는 사슴뿔과 같은 다양한 형상들을 만들고 조형미를 뿜어내며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고 있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회원이자 제주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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