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주린이, 술린이? 듣는 어린이는 '난 부족한 사람이구나' 느끼게 된다"
-뉴스는 새 소식, 아이들도 그날 얘기하고 싶은 뉴스가 있다
-어린이도 미디어에 개방된 시민
-뉴스 보고 기자의 SNS 프로필까지 찾아본다
-어린이 뉴스는 귀여워야 한다? 정중한 화법-정확한 언어가 중요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학부 교수 (아동문학평론가)
☏ 진행자 > 오늘이 어린이날이어서 아주 특별한 인터뷰 하나를 더 준비했는데요. 뉴스 하면 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 대충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거죠. 어린이들도 뉴스를 통해서 세상을 배우고 세상을 알아간다는 사실, 어찌 본다면 당연할 수 있는데 간과하고 있는 현상인데 바로 이 점을 제기해주신 분이 있습니다. 아동문학평론가로 매달 신문에 어린이를 주제로 글을 쓰고 계신 분인데요.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학부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김지은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오늘 제가 질문드려야 되는 게 <시선집중> 프로그램하고 연결되는 거라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첫째, 아이들에게 뉴스란 어떤 의미로 이해해야 되는 걸까요?
☏ 김지은 > 저희가 뉴스 그러면 새 소식이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그날 얘기하고 싶은 새 소식이 있고 궁금해서 찾아보고 싶은 일이 있는 거죠. 그런데 보통 어른들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친구들 사이의 일,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만 궁금해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린이도 저희처럼 미디어에 똑같이 개방돼있는 시민이고 아이들도 그런 키워드를 들으면 낱말을 들으면 저게 뭐지 하면서 검색도 해보고 그러다 보면 <시선집중> 다시 듣기도 듣게 되고 그렇게 되는 거죠.
☏ 진행자 > 요즘 SNS 시대다 보니까 오히려 어린이 입장에서는 뉴스에 접할 수 있는 통로는 더 넓어진 것 아닌가요?
☏ 김지은 > 많이 넓어졌습니다. 그 경로는 더 다양해졌고요. 예전에는 부모님이나 집에 있는 어른들이 앞면, 정치면, 경제면 신문을 보면 어린이는 뒷면 신문이나 이런 걸 보잖아요, TV 편성표. 그런데 지금은 경로가 굉장히 다 열려 있기 때문에 포털에 들어가는 많은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볼 수 있는 뉴스에 거의 다 접근하고 있다고 보면 돼요. 그래서 며칠 전 같으면 윤여정 배우가 수상했다 그러면 아카데미가 뭐지 하고 이러면서 접속하고 친구들하고 ‘야, 너 그거 알아?’ 이러면서 얘기하는 거죠.
☏ 진행자 > 그게 프로필 보기하고 병행이 된다는 얘기가 있던데 바로 그 말씀하시는 겁니까?
☏ 김지은 > 어린이들이 뉴스를 볼 때 어디가 더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인지 이런 거 잘 모르고 자기가 볼 때 친숙해 보이는 것 중심으로 검색해요. 어린이는 이미지나 동영상 검색으로 뉴스를 더 많이 보기 때문에 들어가다 보면 ‘이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라고 할 때 자기가 나름대로 그 미디어에 익숙하니까 프로필 같은 걸 찾아본단 말이죠. 그런데 그 프로필을 보면서 어린이들이 이 사람이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여기서 뭘 하고 있구나 그러면 굉장히 공식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분이 어린이들 생각에 자기들이 그냥 생각하기에 좀 정중하지 않은 단어를 쓰고 아무렇게나 얘기하면 왜 이럴까 이게 공식 언어인가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 진행자 > 우연치 않은 기회에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만약에 듣게 된다면 김종배란 인간이 도대체 어떤 인간이야 하면서 찾아본다 이런 거죠?
☏ 김지은 > 그렇죠.
☏ 진행자 > 찾아보면 결과가 좋아야 되는데 (웃음)
☏ 김지은 > 어른들이 어떤 말을 하는지 SNS를 통해서도 다 보고 있어요.
☏ 진행자 > 문제는 SNS가 어린이들이 뉴스를 접하는 주된 통로가 되는 것은 시대적 현상일 것 같긴 한데 문제는 여기서 여과라고 하는 것을 거의 거치지 않잖아요. 이러다 보면 대단히 부정확한 정보에 노출될 수도 있고 대단히 선정적인 정보에 노출될 수 있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 김지은 > 그렇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실제 자신이 이게 어떤 게 부정확한지 어떤 게 선정적인지 이런 부분을 어른들의 판단에 많이 의존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유튜브에서 어린이들한테 말을 많이 걸어주고 채팅창 같은 데서 대답을 많이 해주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그런 어린이들을 많이 받아주는 미디어는 어떤 스트리밍 사이트 중에서도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미디어가 훨씬 더 개방돼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사람들 말 믿게 됩니다. 그런데 어른들이 많이 보는 공식적인 미디어에서는 아무래도 어린이가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하고 또 어린이들 질문에 잘 대답해주지 않는단 말이죠. 그러다 보면 정중한 화법이나 정확한 언어 이런 것을 배울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거죠.
☏ 진행자 > 정중한 화법이란 표현을 쓰셨는데 어린이를 정중히 대하는 방식, 이런 방식으로 뉴스를 전하는 사례를 만약에 말씀해주신다면.
☏ 김지은 > 예를 들면 어린이가 많이 검색할 것으로 예상되는 뉴스들 같은 경우 영국에서 가디언지에서 스쿨 리포트를 하거나 학교와 관련된 기사를 쓸 때는 최대한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고 조금이라도 검색했을 때 수월한 문장을 사용하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렇지만 거기에서 쓰는 화법만큼은 어른에게 대하는 것과 동등하게 정중하게 말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뉴스 이렇게 얘기하면 아이들 귀엽게 대해야 된다는 생각하면서 연예인이 뉴스를 전달해야 된다, 뭔가 예쁜 이모티콘을 달아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어린이에게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 또 정중한 느낌의 뉴스인지 이런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는 거죠.
☏ 진행자 > 그렇군요. 교수님이 어린이들과 같이 보면 검색하기 힘든 단어가 놀랍게도 어린이 관련 단어다, 이런 말씀하신 적 있는데 이건 어떤 말씀이세요?
☏ 김지은 > 이건 검색을 해보셔도 알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초등학생 이러면 아이들은 초딩이란 말을 더 많이 듣게 돼요, 주위에서. 그럼 초딩 이렇게 하면서 나를 가리키는 말인가보다 하고 검색해보면 어린이에게 굉장히 안 좋은 얘기들, 또 무서운 사건 사고나 어린이에 대한 폄하의 단어들 이런 게 많이 노출돼요.
☏ 진행자 > 정치인들이 싸울 때 초딩 수준의 사고다, 이런 식으로?
☏ 김지은 > 그리고 또 어린이와 관련한 이미지들도 거기다 1개만 검색어를 넣어보시면 굉장히 자극적이거나 선정적 이미지가 노출될 때도 많거든요. 그러면 이제 아이들과 같이 검색창을 열어보다가 깜짝 놀라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건 어른하고 같이 볼 때는 어른이 도와줄 수 있는데 어린이 혼자서도 검색한다는 거죠. 여름인데 친구랑 수영장 가고 싶어서 어린이 여성 수영복 이런 식으로 검색하면 아이들은 대부분 이미지로 들어가니까 그럼 이미지 가서 보고 깜짝 놀라고 그렇게 되는 거죠.
☏ 진행자 > 그러면 이 현상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최근 들어서 나오는 신조어 중 하나가 ‘린이’란 걸 붙여서 어린이라고 붙여서 주린이 이런 식으로 신조어가 나오잖아요.
☏ 김지은 > 그것도 어린이들은 자신에 대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누구나 다 언어 패턴을 보면 린이 린이 이렇게 돼 있으니까 내 얘기인가 보다 하고 들어가서 보면 그 사람들 얘기가 자신의 관심사하고 먼 얘기인 경우가 많고 예를 들면 술린이 이런 거죠. 그다음에 폄훼하는 말들도 많이 만나게 돼요. ‘주린이가 왜 여기 와서 까부냐’ 예를 들어 이런 걸 보면 어린이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까불고 잘 모르고 미성숙한 사람으로 생각하는구나,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바라보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는 거죠. 그래서 어른들은 재미있는 사회 유행어다라고 생각하고 사용하지만 듣는 어린이 입장에서는 자꾸만 이걸 반복적으로 많이 듣게 되니까 나는 어디에나 이렇게 좀 부족하고 그런 사람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나, 내가 오면 그렇게 내가 어떤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면 나를 별로 반가워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랄 수가 있다는 거죠.
☏ 진행자 > 아마 부모 입장에서는 이걸 고민하실 것 같은데 뉴스를 보다 보면 세상이 갈수록 험해진다는 걸 느끼잖아요.
☏ 김지은 > 맞습니다.
☏ 진행자 > 이런 뉴스 애들이 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지은 > 어린이는 어린이와 관련된 뉴스들을 보면 더 주의 깊게 보겠죠. 그런데 최근에 어린이 관련된 뉴스들이 굉장히 좋지 않은 그런 보기 힘든 뉴스들이 더 많았어요. 이건 결과적으로 뉴스가 좋아지려면 어린이에 대한 처우나 복지나 어린이 인권이 잘 보장돼야만 어린이가 뉴스를 보기가 더 쉬워진다는 의미기도 하고요. 또 끔찍하거나 무서운 뉴스들 같은 경우 어린이가 볼까봐 부모들이 뉴스를 아예 못 보게 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이제는 모두가 손 안에 자기 미디어와 관련된 접속기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무서운 게 많으니까 넌 뉴스 보지 마!’ 눈 가릴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어린이가 항상 우리를 지켜본다는 생각하면서 뉴스 진행자나 또는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들도 어린이를 존중하는 이야기들을 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또 가능하면 어린이가 안심하고 볼 수 있는 미디어 채널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어린이들은 또 그런 채널을 안내를 해주면 그 얘기 잘 듣는 어린이들이 많아요. ‘아, 이건 우리들이 보는 것인가 보다’ 이러면서. 그러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뉴스에 다양하게 접근하겠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충분히 전달이 된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교수님.
☏ 김지은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학부 교수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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