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위, 7위, 컷탈락..부진한 최혜진, 클러치 능력 어디 갔나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21. 5. 5. 09: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최혜진의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지난주 KLPGA 챔피언십에서는 3년 만에 컷 탈락을 하기도 했다. “클러치 능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KLPGA 제공


시즌 상금 19위( 3071만5000원), 대상 포인트 19위(34점)….

어느 평범한 선수의 성적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대상을 3연패했고,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최혜진이 지금까지 받아든 올 시즌 성적표다.

최혜진은 지난해 11월 2020시즌 최종전으로 열린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2020’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상이 만들어진 이후 첫 무관의 대상 수상자라는 오명을 피할 수 있었다.

마음의 부담도 덜게 돼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출발이 시원찮다.

롯데가 매년 동계훈련을 해 안마당이나 마찬가지인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12위로 톱10 진입에 실패했고,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1에서 7위로 반등을 하는가 했지만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을 당해 충격을 던졌다. 최혜진이 컷을 통과하지 못한 건 데뷔 시즌이던 2018년 5월 E1 채리티 오픈 이후 3년 만이었다.

최혜진은 드라이브 비거리가 지난해 246.1071야드에서 올해 258.8588야드로 늘었고, 평균퍼팅 수도 지난해 31.2321개에서 올해 30.5000개로 좋아진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표들은 모두 나빠졌다. 지난해 83.8294%를 찍었던 그린적중률은 올해 72.7778%로 1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페어웨이 안착률도 79.4643%에서 75%로 낮아졌다. 숏게임 지표도 좋지 않다. 그린을 놓쳤을 때 파 또는 버디를 기록하는 리커버리율은 50%대(59.1837%)에 머물고 있고 벙커 세이브율도 44.4444%에 그치고 있다. 평균타수는 70.1786타에서 72.1000타로 2타 가까이 높아졌다. 톱10을 밥 먹듯이 하는 최혜진이 3번 중 두 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도 뼈아프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지난해부터 최혜진의 클러치 능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려 대세를 장악하고 흐름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진영이나 박인비, 김세영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클러치 능력이 탁월하다.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몰아치며 승부의 흐름을 일거에 바꾸는 클러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들과 달리 최혜진은 상대적으로 퍼팅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꼭 넣어야 할 버디 퍼팅이 살짝 살짝 비껴가고, 짧은 파 퍼트를 놓쳐 어이없이 타수를 잃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서 자신감의 수준도 떨어지고 그때문에 결정적인 순간 클러치 능력도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최혜진의 부진이 길어질 것 같지는 않다. 김재열 해설위원은 “최혜진은 워낙 아이언을 잘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모멘텀만 잡으면 곧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7일부터 경기도 안산의 아일랜드 컨트리클럽(파72·6650야드)에서 열리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아일랜드 컨트리클럽은 최혜진이 2018년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최혜진이 KLPGA 챔피언십 컷 탈락의 충격을 털고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