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으로 시작, 3채 건물주 된 직장인 "세금 5000만원 내도.."
노후주택을 매입해 멸실하고 신축하는 행위는 부동산 투자 초보자들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자산 증가에 효율적인 수단이다.
적은 종잣돈으로는 서울에서 대지를 취득하는 것도, 신축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편견을 깨고 가능한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긴 파이어족이 있다. 37세 직장인 송량헌씨는 종잣돈 1억원으로 서울 은평구에 원룸건물 3채를 신축해 자산 규모를 60억원까지 불리고(순자산 17억원) 조기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는 "공실, 금리상승 우려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건물 신축 투자에 리스크가 높다고들 하지만 직장생활을 계속하며 월급에만 의존하는 삶이 훨씬 더 리스크가 크다고 느꼈다"며 "부동산 규제도 강화됐지만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보단 세금을 더 내더라도 장점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송씨와 리스크 관리, 신축투자 노하우 등 이야기를 나눠봤다.
<서울에 원룸건물 3채를 신축해 자산을 증식한 송량헌씨 인터뷰 1편 영상은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는 2030 밀레니얼 세대와 친근한 소통을 추구하는 채널 컨셉에 따라 반말로 진행했습니다.>
A. 거주 중인 아파트는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지만 원룸건물 3채는 법인 명의로 매입했어. 법인으로 아파트를 단기간에 사고 팔고 하는 행위는 높은 세금을 매겨 규제하고 있지만 노후주택 신축은 규제가 덜해. 특히 주택 매입할 때 매도자와 사전 협의를 거쳐서 잔금 전에 멸실을 하고 토지로 인정받으면 주택 취득이 아닌 토지 취득으로 봐서 취득세 절감이 가능해. 이밖에 법인 명의로 원룸건물을 소유하면 절세 효과가 있고 대출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법인은 양도세 대신 법인세를 낸다든지, RTI(임대업 이자상환비율) 규제에서 자유롭다든지 장점이 많다고 생각해. 직장인이 부동산 투자를 할 때도 법인을 세워 주주가 되면 월급을 받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겸업금지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어.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법인 설립을 통한 투자를 많이하는 이유가 있는거지.
Q. 보유세를 많이 낼 것 같은데?
A. 많이 내긴 해. 이번에 두 번째 원룸건물이 준공되면서 건물 2채 기준으로 종부세가 5000만원 가까이 나올 것 같아. 단독주택은 공시지가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금이 적게 나오는 편이야. 내가 그 건물을 지으면서 얻은 자산이 10억원 가까이 되기 때문에 거기서 5000만원을 세금으로 낸다고 생각하면 자산활용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해. 10년이면 세금을 5억원 가량 내는건데 그 10년간 나는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얻어서 자산규모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종부세 때문에 투자를 접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야.
Q. 과세 강화로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A. 세금 규제가 나한테만 들어온 거면 투자를 못하지. 근데 우리나라 전체에 적용되는 룰이잖아. 똑같은 규제를 받는데 그 아래에서 내가 하느냐, 안 하느냐 그 차이거든. 주택 신축은 부동산 규제 영역 가운데서도 가장 규제가 덜한 편이고 가장 능동적으로 자산을 불려나갈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해. 규제가 약하거나 없는 과거에 비해선 물론 어려운 면이 있겠지만 다 같이 어렵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이 와중에라도 움직이는 게 낫다는 생각이야.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어.
"리스크는 어떤 투자에나 있어, 잘 알고 관리하면 돼"
A. 애초에 원룸건물을 지을 대지를 알아볼 때부터 입지에 신경써야 공실 리스크를 방어할 수가 있어. 좋은 입지를 고르려면 일단 내가 사는 지역이나 잘 아는 지역을 하는 게 좋겠지. 그리고 GTX라든가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주요상업지구로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을 골라야 해.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직선거리로 500m 이내 필지 위주로 찾는 게 좋아. 주차장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 30평 이상은 돼야 주차 공간이 나온다는 점도 고려해야 돼. 또 건물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젊은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넓은 공간이나 인테리어 등을 적용하면 공실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지. 임대 과정에서 동네 부동산 중개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까지 하면 공실 문제는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충분히 대응이 가능해.
Q. 건물 짓는 과정에서 토지담보대출 이외에 건축자금대출을 또 받을 수 있는거야?
A. 시중은행 1금융권에선 잘 취급하진 않지만 2금융권에선 건축자금대출을 추가로 해주는 곳이 있어. 사실 신축은 건축비의 대부분을 건물 가치로 인정받기 때문에 은행에서 빌리고 시공사에서 일부 빌려서 건축을 하고 추후에 정산하는 게 가능한 구조야. 시공사 선정은 보통 지인 소개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마음에 드는 건물의 건축주를 찾아가 직접 소개를 부탁할 수도 있고 온라인 시공사 연결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 시공사 결제는 공정별로 착공 후 25%, 50%, 75%, 준공 이런 식으로 단계적으로 이뤄지는데 일부는 완공 후 임대가 나간 다음에 정산하는 거지.
Q. 건물 완공 후 임대는 원활해?
A. 보통 건물을 다 짓고 나서 2~3개월이면 임대는 다 나가. 좋은 층은 공사 중에 선계약이 이뤄지기도 하고. 반지하나 옥탑방 같은 경우엔 2~3개월 더 소요되는 경우도 있지. 공실 줄이는 데는 입지 선정이 핵심이고 세입자 관리는 대부분 사회초년생이나 젊은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이분들을 배려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서 관리하는 게 필요해. 명절땐 스타벅스 쿠폰을 선물로 준다든가 층간소음 같은 분쟁거리가 발생하면 양쪽을 달래면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든가 하는 게 필요한거지. 너무 어렵다 생각할 필요는 없어.
A. 3번째 원룸건물 신축이 끝나면 가용자금이 18억원 정도 되니까 소위 '꼬마빌딩'이라고 하는 상가건물을 지을 수 있게 돼. 서울 외곽보다는 마포구 같은 중심지로 가서 상가건물을 지어서 임대로 월세 소득을 조금씩 만들 생각이야. 자산 규모를 100억원대까지 늘리면 내실화를 해서 4년후 완전한 파이어족이 되는 게 목표야. 파이어족을 꿈꾸는 대부분 직장인들이 1차 목표가 자산을 만들어서 조기에 퇴사하는 것일텐데 2030이라면 현금흐름에 너무 집착하기보단 우선은 자산규모를 늘리고 그 후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게 낫다는 생각이야.
Q. 파이어족을 꿈꾸는 직장인 투자자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A. 원룸신축이든 다른 부동산 투자든 직장 동료나 부서에 공유하지 않는 걸 추천해. 대신 투자과정에서 서로 의논하고 소통할 상대가 필요한데 그건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 참여하는 게 좋아. 투자하다 어려움을 겪거나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이런 커뮤니티 활동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지금은 종잣돈이 적고 목표자산은 '꿈의 숫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규제를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리스크를 현실적으로 관리해 나가면서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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