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오를텐데..앉아서 수백만원 번다" 사재기에 그래픽카드 값 '미쳤다'

2021. 5. 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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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가격이 매서운 기세로 연일 최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의 성장세가 주춤한 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대세론이 부상하며 이더리움을 선두로 한 기타 암호화폐 가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

실제 지난해만 하더라도 수십만~10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었던 그래픽카드는 암호화폐 가치 상승과 함께 가격이 급등하더니, 현재는 수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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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앞으로 계속 오를텐데… 앉아서 가만히 있어도 수백만원 벌 수 있는 기회를 누가 날리겠어요.”(직장인 A씨)

이더리움 가격이 매서운 기세로 연일 최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의 성장세가 주춤한 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대세론이 부상하며 이더리움을 선두로 한 기타 암호화폐 가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 그러다보니 암호화폐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 수요도 폭발하며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사재기 폭리로 신음하던 그래픽카드 실수요자들이 이젠 암호화폐발 사재기에 고통받고 있다.

알트코인의 대표 암호화폐 이더리움은 지난 4일 2시 반 기준 최고가 427만1000원(빗썸)을 찍었다. 전일 세운 최고가 384만9000원을 경신했다.

이더리움은 벌써 열흘째 가파른 상승세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 260만7000원에 불과했던 가치가 열흘만에 1.5배 가량 올랐다.

또 다른 알트코인인 리플도 같은 기간 1230원에서 1820원까지 상승했고, 이더리움 클래식도 이날 최고가를 경신해 6만8650원에 이르렀다.

[오픈마켓 캡쳐]

암호화폐 가치 폭등에 암호화폐 채굴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어나며 그래픽카드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모양새다. 전기와 채굴용 컴퓨터만으로 간단하게 불로(不勞)소득을 얻을 수 있어, 올해 들어 암호화폐 채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1인 채굴장 만드는 팁, 채굴용 그래픽카드 추천 등의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에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채굴에 주로 활용되는 RTX3070 그래픽카드 모델을 이용한 채굴 후기가 올라와 주목받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지인이 작년 가을부터 소소하게 RTX3070 16개로 코인을 캐는데 원금은 회수한 듯하다”며 “30일 채산성이 1.3651 이더리움”이라고 말했다. 1이더리움의 가격을 전날 최고가 384만9000원이라 계산해도, 400만원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특히 그래픽카드 성능이 암호화폐 채굴량에 직결되다보니 고성능 제품은 제값을 주고 사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만 하더라도 수십만~10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었던 그래픽카드는 암호화폐 가치 상승과 함께 가격이 급등하더니, 현재는 수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정가 99만9000원에 불과했던 MSI 지포스 RTX3080 VENTUS가 오픈마켓에서 300만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오픈마켓에선 최고 690만원 이상의 호가를 기록했다. 200만원대 미만 제품은 씨가 말랐다.

용산전자상가 한 매장에 쌓여있는 엔비디아의 RTX3080 [출처 에펨코리아]

앞서 그래픽카드는 암호화폐 가격 폭등 전인 지난해에도 ‘사재기’에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일부 용산전자상가 판매자들이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그래픽카드를 싹쓸이를 해 다시 되파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했던 것. 급기야 지난해 11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RTX3080/3090 그래픽카드의 불합리한 현금 되팔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오기도 했다.

일단 업계에선 그래픽카드 가격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가치 폭등 ▷게임 수요 폭발 ▷반도체 공급난 등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카드 공급사 엔비디아 측이 암호화폐 채굴 제한 기술을 적용한 그래픽카드를 출시하는 대신 암호화폐 채굴 전용 칩셋 CMP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가격 안정화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큰만큼 채굴 회사가 암호화폐 채굴 제한 기술을 무효화하는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만들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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