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랑 나누던 부부, 정작 이들의 사랑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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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넷째 부자인 빌 게이츠(65)와 그의 아내 멀린다(56)가 ‘최고의 파트너’에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관계’가 돼 갈라섰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3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자신과 아내 명의의 입장문을 올리고,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우리의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여전히 신념을 공유하고 재단에서 함께 일하겠지만, 남은 인생을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혼 생활 27년 만에 갈라서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와 책 등을 통해 동등한 파트너로서의 부부 관계를 선보였던 빌과 멀린다의 이혼 소식은 세계에 강력한 충격을 줬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재산 분할이 이뤄져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빌과 멀린다 인연의 시작은 사내 로맨스였다. 듀크대를 나온 멀린다는 1987년 마케팅 매니저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다. 멀린다가 한 비즈니스 만찬 자리에서 우연히 빌과 나란히 앉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멀린다는 2019년 자서전에서 “빌과 했던 수학 게임에서 내가 이겼을 때, 그가 나에게 빠진 것 같다”고 썼다. 두 사람은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고 슬하에 세 아이를 뒀다. 막내가 만 18살이다.
두 사람은 2000년부터 재단을 설립해 사회 활동에 집중했다. 둘의 이름을 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전 세계의 기아와 질병, 불평등을 퇴치하고 교육을 확대하는 데 힘썼다. 부부는 200억달러어치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재단에 기부했다. 2008년부터 빌은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재단 일에 몰두했다. 빌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이외에도 본인 재산의 95%를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고, 이 부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여겨졌다.
이혼 사유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IT 업계는 배우자 한쪽의 외도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뉴욕타임스는 두 사람과 가까운 익명의 관계자를 통해 “게이츠 부부가 지난 몇 년간 관계 문제를 겪었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보도했다. 2019년 멀린다는 한 인터뷰에서 “남편이 하루 16시간이나 일을 해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며 “결혼 생활이 몹시 힘든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이츠 부부는 미 시애틀 킹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서 “부부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고 했다. 작년 2월 빌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멀린다를 “더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최고의 파트너”라고 지칭했는데, 1년 사이 관계가 파탄난 것이다.
게이츠 부부가 갈라서면서 역대급 재산 분할도 이뤄질 예정이다. 포브스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재산은 총 1305억달러(약 146조원)다. 마이크로소프트 지분 1.37%인 260억달러와 현금과 부동산 445억달러, 개인 재산 관리용 투자 회사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한 타 회사 주식 약 600억달러 등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재산 분할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결혼 전 보유한 재산을 제외한 모든 재산을 5대5로 나눌 경우 재산 분할 액수는 약 522억5000만달러(5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외도로 2019년 부인 매켄지와 이혼했을 때 줬던 383억달러(44조8000억원)보다 많은 역대 최대 금액이다. 한국 1년 국가 예산(512조원)의 10분의 1에 달한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게이츠 부부가 지속적으로 협력해 재단 전략을 수립하고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자 독립성을 더 높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혼으로 빌 게이츠의 재산이 줄어들면서 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계획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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