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안 오르는게 없다"..목재값 인상에 인테리어 비용 30%↑

방영덕 2021. 5. 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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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광석·에틸렌 등 가격↑
원자재 시장 흘러들어간 유동성
미국 중국 경기 회복에 수요 폭발까지

# 직장인 김모(47)씨는 최근 이사를 앞두고 예상한 인테리어 비용보다 30% 가량 초과해 지불하게 생겼다. 목재값 등 자재비가 오르며 인테리어 비용이 덩달아 올라서다. 김씨는 "평당 100만원 정도의 (인테리어) 비용을 생각했는데 120~130만원은 된 것 같다"며 "업체 얘기 들어보니 한달 전만해도 이렇게까지 목재값이 비싸지 않았다는데, 그 상승세가 무서울 뿐이다"고 말했다.

원자재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유, 철광석 구리 쌀, 밀 가격이 오르더니 최근 에틸렌, 목재값 등이 고공행진 중이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의 상승세는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모습 [사진 = 독자제공]
넘치는 유동성에 원자재 정말 안 오르는게 없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5월 목재 선물가격이 최근 1000보드피트(bf)당 1420달러 선을 돌파했다. 작년 4월 1일 기준으로 259.80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무려 6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는 교외의 한적한 곳에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재인 목재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라스틱 제품 원료인 에틸렌 가격은 4월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무려 211%나 뛰었다. 각종 의류 소재로 쓰이는 스판덱스 가격은 같은 기간 58% 올랐고 원유와 철광석은 각각 30.26%와 17.98%가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는 각국 정부가 코로나 극복을 위해 푼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관련 시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간 영향이 크다. 특히 최근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국과 중국에서 각종 수요가 폭발하자 원자재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최근 제품 인상 계획을 밝힌 P&G의 화장지 제품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제는 생필품 소비재 가격 오르나...벌써 인상 행렬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생필품, 식품과 같은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옮겨 붙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음식 배달에 필요한 플라스틱 수저나 배달음식용 용기 가격이 5~10% 안팎으로 올랐다. 플라스틱 제품 원료인 에틸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에틸렌은 일회용기 뿐 아니라 기저귀, 마스크, 전가기기 등 광범위하게 쓰인다. 따라서 에틸렌이 들어가는 제품 가격은 상승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미국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오는 9월부터 생리대 기저귀 면도기 등의 가격을 5~1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원가 상승에 따라 판매 가격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들의 입장이다.

목재 공급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가구업체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미 수입목재 가격 움직임에 따라 많은 가구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을 했거나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수입 목재에 의존하는 국내 현실상 수입목재 가격 움직임에 제품 가격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엔 미국과 중국에서 목재 수요가 폭발해 앞으로 더 오를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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