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휴가 막힌 장교들에게 "애인이 다른 사람 만나고 있을 것"

남영신 육참총장 발언 논란
육군 "다독이려 농담..사과"

[경향신문]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사진)이 코로나19로 외출이 막힌 장교들에게 훈시를 하면서 “애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해 물의를 빚었다.

4일 육군에 따르면 남 총장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를 찾아 갓 임관한 포병 장교 교육생의 야외 훈련을 참관한 뒤 10여분간 훈시를 했다. 이 자리에는 초급간부 지휘참모과정의 일환으로 상무대 예하 포병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신임 소위 20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이들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두 달 가까이 외출과 외박이 통제된 상태였다.

남 총장은 장교들에게 “3월부터 외출·외박을 못 나간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수료하고 6월에 자대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마지막에 나왔다고 한다.

남 총장은 “여자친구, 남자친구 있는 소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들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훈시를 마쳤다. 장교 교육생들 일부는 남 총장 발언을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외부에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육군은 이날 ‘상무대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현장지도 간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내놓았다. 육군은 “2개월여 동안 주말에도 제대로 된 외출·외박도 못하고 교육에 임하고 있는 신임장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신임장교들의 경직된 마음을 다독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친구를 예로 든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급됐다”며 “현장에서 교육받고 있는 신임장교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남 총장은 지난해 12월21일 주임원사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장교가 부사관에게 존칭 쓰는 문화, 그것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발언해 한 주임원사가 부사관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그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고, 인권위는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