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덕성 논란' 해소 못한 임혜숙·박준영 청문회

한겨레 2021. 5. 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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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4일 동시에 열렸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각종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으나, 일부 후보자들은 청문회를 통해서도 논란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교수 출신인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국비 지원을 받은 국외출장에 가족을 동반하고 두차례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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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 배우자의 도자기 등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4일 동시에 열렸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각종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으나, 일부 후보자들은 청문회를 통해서도 논란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교수 출신인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국비 지원을 받은 국외출장에 가족을 동반하고 두차례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 임 후보자는 “가족의 항공료를 포함한 다른 비용은 자비로 썼다”면서도 호텔 방을 함께 이용해 숙박료를 아낀 데 대해선 “사려 깊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여당 의원은 “외국 이공계에서는 가족 동반을 장려하는 문화도 있지 않으냐”며 임 후보자를 감쌌다. 실제로 외국 학계에선 가족을 동반해 학회 등에 참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학회 주최 쪽이 동반 가족의 경비까지 공식 지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연히 가족 경비는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게 상식이다. 임 후보자가 국비로 숙박비를 내면서 가족이 함께 편익을 누리도록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최근 5년 새 이런 일이 4차례나 반복된 걸 보면, 과연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윤리 의식을 갖췄는지 의문이 든다. 고위공직자는 무엇보다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관료 출신인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도자기 밀반입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 의혹이 추가로 불거졌다. 박 후보자는 주영국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시절 집에서 쓰던 도자기와 장식품을 들여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부인의 에스엔에스 사진에 올라온 샹들리에만 8개인데, 후보자가 지냈던 거처는 30평밖에 안 된다”고 추궁했다. 만약 박 후보자 부인이 실제로 쓰지도 않은 도자기 등을 ‘외교관 이삿짐’으로 들여온 뒤 판매한 것이 사실이라면, 박 후보자 본인도 자신의 말과 처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외교부와 관세청도 철저한 조사로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은 시점이다. 여야는 국민 눈높이에서 엄정하게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해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사실과 여야 의견, 국민 여론을 두루 살펴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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