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조국" "9급만도 못해"..고개숙인 임혜숙 과기 장관 후보
여당 "가족동반이 관행" 옹호
논문 표절에도 해명 진땀
"핵심 아이디어 남편이 제안"
서초동 다운계약서 의혹도
임혜숙 "사려깊지 못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서 "이화여대 교수들은 다 그렇게 가족을 대동하고 학회에 가는 게 당연하느냐"고 꼬집었다. 임 후보자는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박 의원은 "해외 출장이라 쓰고 가족 여행이라 읽는다. 9급 공무원보다 못한 후보"라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후보가 어떻게 부처를 이끄나. 부끄러움을 안다면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정 대학에 대한 인신공격을 자제하라고 반발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대 교수는 다 그러느냐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적 활동할 때 가족이 함께하는 문제는 국민 정서가 열리지 않았다"면서도 "외국 세미나 초청장에는 가족을 동반해도 된다는 문구가 꽤 있다. 관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가족과 숙박을 함께한 건 '연구비 횡령'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배우자와 동반 출장이 4번이다. 숙박은 따로 잤느냐"고 묻자 임 후보자는 "같은 호텔방을 (썼다)"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배우자를 국비로 공짜로 재운 것, 무상숙박"이라며 "도덕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비 횡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후보자는 "사려 깊지 못했다"며 "다만 다른 비용은 모두 자비로 충당했다"고 해명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엄마 찬스'라고 명명했다. 그는 "엄마가 공적 비용으로 출장 가는데 자녀가 고급 호텔방을 함께 쓴 것"이라며 "해외에서 동반 출장을 장려한다고 해도 특혜와 엄마 찬스란 건 이 시대 청년에게 사과할 점"이라고 말했다. 다수 야당 의원들은 "여자 조국이냐"고 표현하기도 했다.
임 후보자 남편의 제자 석사 논문 표절 의혹도 주요 쟁점이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임 후보자 남편과 후보자 제자의 논문이 유사하다며 "남편을 부교수로 승진시키기 위해 제자의 연구를 가로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 남편은 제1저자 역할을 했다"며 "제자 논문의 핵심 아이디어는 남편이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 의원은 "장관 욕심 때문에 후보자가 제자 논문을 표절 논문으로 만들었다"며 "청년에게 미안하지도 않나. 파렴치한 인사"라고 재차 지적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이에 대해 "파렴치한이란 표현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부적절하다. 인격모독에 주의를 촉구한다"고 말하자 잠시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정의당 역시 논문 표절 의혹을 비판했다. 박원석 사무총장은 이날 "남편 논문 실적을 부풀려 주는 굉장히 이상한 내조를 했다. 연구자로서, 학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민주당은 임 후보자 제자가 남편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표절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아예 "남편과 함께 연구한 실적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퀴리 부인이 만약 살아 있어서 장관에 임명하려면 탈락인 셈"이라고 언급했다.
서초동 아파트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정희용 의원은 "서초동에 가서 아파트를 사고 다운계약해서 취·등록세를 탈세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관행이 그랬으니까 문제 없단 답변은 틀렸다.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희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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