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손정민씨 실종된 그 곳..밤 10시 넘자 '2차 자리' 찾아 몰려든 이들

김지현 기자 2021. 5. 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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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저녁 서울 반포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 /사진=김지현 기자

지난 3일 밤 10시, 서울 반포 한강공원 편의점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계산을 끝내고 나서는 사람들의 손에는 간단한 음식과 함께 술이 들려 있었다. 그들은 근처 공원에 자리잡고 앉아 마시기 시작했다.

수상택시 승강장 옆 달빛공원에는 50~60여명의 시민들이 앉아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고 있었고, 자전거 도로 앞엔 5인 이상 모여 대화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이곳에 밤 10시 영업제한과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통하지 않는다.

날씨 풀리면서 시민들의 코로나 경각심도 풀린 듯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당부하지만 한강, 청계천 등으로 사람들은 규제를 피해 모임과 음주를 즐기고 있다.
"야외는 좀 낫지 않을까"…5인 이상 모인 경우도
/사진=김지현 기자
반포 한강공원에는 저녁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텐트가 50개 넘게 설치돼 있었다. 텐트 안과 밖엔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대체로 마스크는 잘 착용했지만 간혹 인원 제한을 어긴 경우가 있었다. 세빛섬 건물 앞에 붙은 '5인 이상 집합 금지' 현수막이 무색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캠핑을 나왔다는 김모씨(43)는 "어린 아이들과 맨날 집에만 있기에 답답해 휴가를 하루 쓰고 나왔다"며 "월요일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와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무래도 야외니까 감염 위험이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람들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나들이를 나온 대학생 이모씨(23)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강으로 나들이 나오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씨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한강에서 피크닉을 한 사진을 찍어 올린다"며 "이번주는 여의도, 그 다음주는 반포 등 장소를 옮겨 다니며 나오는 친구들도 있다"고 전했다.

밤 10시가 지나자 사람이 더 몰렸다. 인근에서 저녁식사 등을 한 뒤 2차 자리를 찾아 온 듯했다. 편의점 직원은 "10시 이후에도 꾸준히 손님이 있다"며 "특히 금, 토 밤에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29)는 "다른 가게들 같은 곳에선 먹다 중간에 집에 가야하니 공원을 찾게 된다"며 "내쫓거나 제재하는 사람이 따로 없으니 원하는 시간에 마시다 가면 된다"고 말했다. 10시 이후에 집에 왜 들어가지 않냐는 질문에 이씨 역시 "따로 관리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유동인구 증가하는데…CCTV 부족도 문제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일각에선 방역뿐만 아니라 치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4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한강에 설치된 CCTV는 525대(본부)로 이 중 공원 쪽에 설치된 CCTV는 163대다.

한강사업본부의 홈페이지에 나온 한강공원의 길이를 총 합산하면 84.4km로 161m당 한 대가 설치된 꼴이다. 나머지는 나들목(146대), 승강기(109대) 등에 설치돼 있다.

손정민씨가 실종됐던 반포한강공원(22대)의 경우 가로지른 길이가 7.2km인데 공원 내 설치된 CCTV는 흑석초 자전거도로에 위치한 것 하나 뿐이다. 기자가 직접 확인해본 결과 지난 1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자전거대여소 옆의 CCTV 역시 자전거 도난 방지용에 가까웠다.

한강사업본부 측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CCTV 확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올해 CCTV를 45대 늘릴 예정"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존 증설 대수에 추가적으로 CCTV를 더 설치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몇 대를 추가로 설치할지는 논의 중에 있다. 현재 서울시 한강공원 내 별도의 CCTV 설치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 예방 및 수사에 CCTV는 주요역할을 하지만 예산·인력이 들기 때문에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시민들의 요구가 높기 때문에 충분히 공론화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곽 교수는 "드론을 이용한 순찰 등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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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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