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총장, 외출 막힌 장교들에 "여러분 애인, 다른 사람 만날 것" 황당 훈시

정승임 2021. 5. 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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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말 외출·외박이 통제된 신임 장교들에게 "여러분들의 애인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21일 남 총장이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를 찾아 최근 임관한 포병장교 교육생들의 야외훈련 참관 후 훈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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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병사 방치' 논란에 감사 착수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0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 기자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말 외출·외박이 통제된 신임 장교들에게 "여러분들의 애인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 총장은 4일 입장문을 통해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훈련소 과잉방역, 부실 급식, 부상 병사 방치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21일 남 총장이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를 찾아 최근 임관한 포병장교 교육생들의 야외훈련 참관 후 훈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초급간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포병교육을 받은 신임 장교 200여 명은 코로나19 여파로 두 달 가까이 외출과 외박이 허용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남 총장은 "3월부터 외출, 외박을 못 나간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수료하고 6월에 잠깐이라도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훈시 말미에 "여러분 가운데 여자친구, 남자친구 있는 소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데 여러분들이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의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담조라고 해도 성실하게 훈련 중이던 이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직후 남 총장은 "신임 장교들의 경직된 마음을 다독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급됐다"고 사과했다. 남 총장의 발언이 도마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주임원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장교들이 부사관에게 반말을 해도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일부 부사관들은 이를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남 총장은 지난달 28일엔 훈련소의 과잉방역으로 장병들의 샤워와 화장실 사용을 통제한 것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육군이 부상당한 병사를 방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병사의 아버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들이 지난해 11월 유격훈련에서 인대가 파열됐으나 부대 측이 두 달 가까이 꾀병이라고 묵살했고 수술을 받은 후에도 제대로 된 치료나 관리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부대에서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진료 지연, 격리 문제, 군 병원 진료 과정 등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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