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부모 빚 갚기 위해 자원"..美 한국사 교재 논란

김양혁 기자 2021. 5. 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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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출판된 한국사 대학 교재에 '일본군 위안부는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선급금 계약을 하고 스스로 몸을 판 여성이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확인됐다.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2일(현지시각) 미국의 교재 전문 출판사인 코넬라 아카데믹 퍼플리싱이 일본 우익의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교재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형성: 한국사'(The Making of Korea in East Asia: A Korean History)를 지난해 12월 1일 출판해 홍보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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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의 주장이 담긴 미국의 한국사 교재. /인터넷 캡쳐

미국에서 출판된 한국사 대학 교재에 ‘일본군 위안부는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선급금 계약을 하고 스스로 몸을 판 여성이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확인됐다. 이 책은 국내 한 온라인 도서구매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다만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매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한 온라인 도서구매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일본 우익의 주장이 담긴 미국의 한국사 교재. /인터넷 캡쳐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2일(현지시각) 미국의 교재 전문 출판사인 코넬라 아카데믹 퍼플리싱이 일본 우익의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교재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형성: 한국사’(The Making of Korea in East Asia: A Korean History)를 지난해 12월 1일 출판해 홍보해왔다고 밝혔다.

일본계 미국 학자인 치즈코 앨런 하와이대 박사가 집필한 이 책은 고조선부터 21세기까지 한국의 역사를 다뤘다.

이 책에는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이후 상황에 대해 “1930년대 조선인 매춘 중개인들은 더 많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 조선인 매춘부를 만주와 일본, 중국으로 보냈다”는 내용이 기술됐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부 여성은 조선인 중개인에게 속거나 납치를 당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여성은 스스로 몸을 팔거나 가부장제도에서 가장의 빚을 갚기 위해 선급금을 받고 2~3년간 매춘을 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도 이 같은 조선인들의 매춘부 모집 방식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논리를 담았다. 이는 위안부 문제를 ‘매춘업자’와 ‘예비 매춘부’ 간 계약행위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과 판박이다.

앨런 박사는 최근 일본 우익 학계와 연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온 학자다.

지난 2016년에도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박유하 세종대 교수를 인용한 위안부 논문을 일본 ‘모럴로지 도덕 교육재단’의 역사왜곡 단체인 ‘역사인식문제연구소’에 발표하고, 비슷한 내용의 주장을 국제학회에서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모럴로지 재단은 램지어 교수를 임원으로 위촉한 ‘일본 문명 연구포럼’을 설치해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일본 우익학자들의 집결지로 불리는 레이타쿠(麗澤)대를 운영하는 유사종교 재단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주(州)를 비롯한 미국의 일부 지역 고등학교 교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기술돼 있다. 하지만 일본 우익의 주장을 담은 대학 역사 교재 출판으로 왜곡된 역사 인식이 미국 내에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판사 측은 역사 왜곡을 담은 교재 출판 경위를 묻는 이 교수의 질의에 “이 책은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심사하는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더 알아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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