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어매
[경향신문]

나훈아는 고향과 사랑, 어머니의 가수다. 그는 어머니를 불러내서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눈물을 쏟게 만든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2005년)
나훈아가 작사·작곡한 ‘홍시’는 어버이날이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사모곡이다. 부산 초량동 출신의 나훈아는 서라벌예고에 진학하면서 상경, 일찌감치 어머니와 떨어져서 형과 함께 지냈다. 우연히 오아시스 레코드사 사장의 눈에 띄어 고등학생 신분으로 가수가 됐다. 연습과정도 없이 음반을 내고 벼락스타가 됐지만 나훈아(본명 최홍기)라는 예명을 쓰는 바람에 부모님들도 데뷔 사실을 모르셨다. 마도로스로 무역선을 타고 전 세계를 누볐던 아버지는 ‘딴따라’가 된 아들을 끝내 인정하지 않고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민요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닐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셨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밑반찬을 해들고 아들집을 찾던 다정다감한 어머니였다.
어머니를 소환하는 노래로 1994년 발표한 ‘어매’도 있다. 나훈아는 ‘J에게’ 등을 편곡한 작곡가 정경천이 만든 이 노래를 듣자마자 그자리에서 바로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낳을라거든 잘 낳거나/ 못 낳을라면 못 낳거나/ 살자하니 고생이요/ 죽자하니 청춘이라/ 요놈 신세 말이 아니네.”
우연인지 몰라도 ‘홍시’나 ‘어매’는 후배 가수들이 자주 리메이크한다. 임영웅이나 BTS도 이 노래를 불러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코로나19가 거리 두기를 강요하지만 부모님의 마음은 늘 자식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곧 어버이날이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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