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TCS 10주년과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번영 비전 '아시아판 EU'
양자간 갈등에 정상회의 공전
지역주의 기반 '미래' 협력해야
3국 협력사무국(Trilateral Cooperation Secretariat·TCS)은 한·중·일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2011년 서울에 창설된 국제기구다. 보건·복지, 교육, 과학기술·에너지, 정보통신 등 각 분야에서 3국 협의체 지원과 새로운 협력분야 발굴 업무를 한다. 지난달 27일엔 10주년을 앞두고 기념 국제포럼이 열렸다.
신봉길 대사는 “영토 문제로 서로 다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매년 10, 11월이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며 “한·중·일 정상회의도 향후 흔들림 없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3국 갈등이나 불화와 관계없이 매년 특정 시기에 개최하는 연례화(年例化)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일 갈등으로 재임 동안 3국 정상회의가 열리지 않은 이와타니 시게오 전 총장은 “양자 문제의 경우 TCS가 다룰 수는 없지만 3국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테마를 정해서 작으나마 공통인식을 만들도록 할 수 있다면 지금의 양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민간 대화를 통한 공동인식의 확산이 중요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고(故) 양허우란 전 총장은 “우리가 각 분야에서 3국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상회의가 열리면 3국 협력도 새로운 고도로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3국 협력이)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고 정상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종헌 직전 총장은 “3국 협력은 양자 관계 즉 한·일, 한·중, 중·일 관계의 복합체라는 측면이 있다. 또 하나는 3국이 이웃 국가로서 새로운 지역주의에 기반해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는 개념이 있다. 두 가지는 서로 연계돼 있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양자 관계나 정치적 상황의 부침과는 별개로 하나의 지역주의로서 3국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3국 정상회의는 2008년 이래 해마다 열리다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후 부침을 겪고 있다. 2013, 2014년에는 일본에 대한 중국의 반발로 개최되지 않았다. 2015년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재개됐지만 2016, 2017년에는 한국의 탄핵 사태로 불발됐다. 2018, 2019년 다시 열렸으나 지난해 한·일 갈등과 관련한 일본의 부정적 태도로 무산됐다.
일본 정부 태도는 격세지감이다. 2012년 5월 이래 3년 6개월간 불발될 때 일본 측은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당시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며 의장국 한국 측의 역할을 기대했는데 이젠 비토의 주체다.
현재 3국 정상회의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 대응이나 기후변화, 미국·유럽에서의 아시안 혐오는 3국의 공동이익과 직결된 문제다. 미·중 대립 속에서 동맹 미국과 안보협력을 유지하면서 주요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도 발전시켜야 하는 한·일의 입장에선 외교 공간의 확보도 필요하다. 최근 일본 행보에 대한 중국 반발이 격앙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비토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한 중국의 거부로 3국 정상회의가 장기 공전할 우려가 있다. 오는 9월 TCS 10주년은 한·중·일 정상의 축복 속에서 3국 협력의 미래를 보여주면서 동북아 긴장 고조를 이완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김청중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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